3년 만의 아시아 무대 복귀전에서 승리를 거둔 FC 서울 최용수 감독과 박주영이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된 이적생들의 활약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최 감독과 박주영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E조 1차전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경기에서 짜릿한 1대 0 승리를 거둔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최 감독은 “상대는 (호주 A리그) 시즌 중이라 경기 감각에서 불리했고, 전반에 몇 번의 실수로 위험한 기회를 줬다”면서도 “내용보다는 결과에 만족하고 다음 경기 준비를 잘해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서울에선 이날 영입된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띠었다. 특히 후반 투입된 한찬희는 강력한 중거리슛을 시도하며 멜버른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최 감독은 “경기 상황이 루즈해진 상황에서 한찬희 한승규 아드리아노가 시간에 상관없이 팀 분위기를 바꾸는 데 좋은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 (선수들 간에) 좋은 경쟁구도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만족해 했다.
이날 전반 7분 김주성이 왼쪽 측면을 돌파해 올린 크로스를 강한 왼발슛으로 연결해 결승골 득점에 성공한 박주영도 아드리아노와의 호흡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두 선수는 2015년 데얀(대구 FC)과 함께 ‘아데박 트리오’를 구성해 서울의 공격축구를 이끌었다.
박주영은 “아드리아노는 발을 예전에 많이 맞춰봐서 스타일과 장점을 잘 알고 있고 오늘 경기에서도 장점을 살리기 위해 패스를 시도했다”며 “아드리아노가 수비를 벗겨내는 스피드를 갖추고 있어 그런 점들을 잘 맞추면 앞으로 좋은 결과를 낼 것 같다”고 밝혔다.
박주영은 기성용 이슈가 선수들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냐는 질문도 받았다. 그는 “선수들이 동요한다거나 그런 모습은 잘 안 보였기에 이렇다 저렇다 얘기할 필요가 없다”며 “선수들이 외적인 이슈를 생각하지 않고 경기를 잘 치러줬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한편 멜버른의 카를로스 살바추아 감독은 패배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전반에 기회가 있었지만 빠른 시점에 골을 허용한 것이 아쉬웠다”며 “후반엔 다이렉트 패스로 공략하려 했지만 경험 없는 선수들이 많다 보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서울의 경기력에 대해선 “서울은 강팀이고 선발 뿐 아니라 벤치 선수들까지 높은 수준에 있는 팀”이라며 “날씨가 추워 양 팀 모두에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서울이) 좋은 결과를 도출해낸 것 같다”고 밝혔다.
멜버른은 올 시즌 리그 4경기 출전이 전부인 19세 미드필더 제이 바넷이 전격 투입했지만 전반 28분 부상을 입어 이른 시간에 교체를 단행해야 했다. 호주 A리그가 진행 중이기에 5명의 교체선수만 데리고 온 상황에서 뜻밖의 교체가 이뤄진 것.
살바추아 감독은 “어린 선수가 출전했는데 부상을 입어 유감이고 부상으로 오랜 시간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것 같다”며 “2명의 추가 교체도 부담스런 상황에서 이뤄져 아쉬웠다”고 밝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