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의 포용정신, 역사에 기록될 것” 충남도 아산 현장집무실 철수

입력 2020-02-18 15:05
양승조 충남도지사(왼쪽)와 오세현 아산시장이 18일 아산 임시 상황실에서 집무실 철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국가적 위기에 앞장섰던 초사2통 마을 주민과 아산시민의 포용정신, 상부상조의 정신을 우리 역사는 자랑스럽게 기록할 것입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아산시민과 충남도민이 보여준 성숙한 모습, 국민들이 보낸 따뜻한 관심을 잊지 않겠다는 소회를 밝혔다.

양 지사는 18일 충남 아산시 초사2통 마을회관에 설치한 현장집무실을 철수하고 도청으로 복귀했다.

지난달 31일 개발원 인근에 현장집무실·임시숙소를 설치하고 주민들과 함께 생활한 지 19일 만이다.

도지사가 특정 현장에 현장집무실을 설치한 것은 전시 상황을 제외하고 충남도정 역사 상 최초 사례다.

앞서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머물던 중국 우한 교민들은 주말인 15~16일 차례로 퇴소했다. 현장 지원 인력 역시 17일 현업으로 복귀했다.

양 지사는 “주민들이 자율적 결정을 통해 트랙터·콤바인 등을 치우고 교민들을 환영한 것은 대한민국인이라는 자긍심을 세계에 한껏 드높인 행동”이라며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집무실·현장대책본부는 그동안 집무실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설치 이후부터 전날까지 회의·간담회 39회, 방문·접견 323회, 현안 보고 47회 등 총 409차례에 걸쳐 7428명이 찾은 것이다.

이 기간 우한 교민과 아산시민을 응원하는 온정의 손길도 전국에서 이어졌다.

지난 1일 아산 지역 기업체가 2000만 원 상당의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보낸 것을 시작으로 17일까지 101건 9억4600만 원 상당의 후원물품과 1억8400만 원의 성금이 모였다.

양 지사는 “국가적 비상상황이라는 인식 아래 현장을 지키는 지방정부로서 최선을 다 했다”며 “우리의 역할과 활동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오세현 아산시장이 18일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현장집무실 철수 이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유입 차단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다음 달 시작되는 대학 개강에 대비해 중국인 유학생 관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양 지사는 “지역 대학총장들과 회의를 열고 기숙사 수용이 가능한 곳을 확인하겠다. 수용이 어려운 대학도 도 차원에서 격리·임시생활을 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하겠다”며 “각 대학과 함께 중국 입국 유학생들에 대한 철저한 검역과 관리, 모니터링으로 현황을 파악하고 상황 변동을 주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지역경제는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 규모 확대, 자동차부품사와 수출기업 피해 조사를 통한 맞춤형 지원 등을 통해 활로를 찾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개발원에 연수생이 들어올 때까지는 큰 회의를 상징적으로 여기서 해야 할 것 같다”며 “임시집무실은 복귀하지만 다음달 15일까지는 큰 회의를 아산시에서 열 것”이라고 했다.

오세현 아산시장도 “국가 차원에서는 국세, 도 차원에서는 지방세의 납기유예를 추진하는 등 충분한 기간을 두고 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도와 함께 소비진작 활동을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지역사랑 상품권을 파격적인 조건으로 한시적으로 발행해 얼어붙은 지역경제를 풀겠다”고 말했다.

아산시민과 도민들에 대한 감사인사도 덧붙였다.

양 지사는 “도민 여러분께서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차단에 누구보다 앞장서 주셨고, 정부를 믿고 적극 협조해주셨다”며 “도정이 아산에 머무는 동안 많이 혼잡스러우셨을 것이다. 초사2통 주민을 비롯한 아산시민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아산=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