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전세기 안 탄 것은 최고의 선택”…미국, 확진자 동승 논란

입력 2020-02-18 13:52 수정 2020-02-18 14:04
일본 크루즈선 탑승 미국인 328명, 전세기로 귀국
확진자 14명 동승…탑승객 감염 위험 노출 비난
미국 정부 “출발할 때 확진 알아. 전세기서 격리”

일본 요코하마항에서 격리 정박됐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했던 미국인을 실은 미국 정부의 전세기가 1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의 트래비스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AP뉴시스

일본 요코하마항에서 격리 정박됐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했던 미국인 328명이 전세기 두 대를 이용해 16일(현지시간) 미국으로 돌아왔다고 CNN방송 등 미국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그러나 이들 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14명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전세기 내에서 확진자들을 격리했다고 설명했으나 밀폐된 공간에 탑승자들을 확진자들과 함께 두고 장시간 비행하도록 한 것은 탑승객들을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시킨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미국 정부의 전세기 중 한 대는 177명의 탑승객을 싣고 캘리포니아주의 트래비스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다른 한 대는 151명이 탔으며 텍사스주의 랙랜드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트래비스 공군기지에 착륙한 전세기에는 확진자 7명이 타고 있었다. 또 고열로 감염 의심을 받았던 3명도 탑승해 전세기 내에서 격리됐으나 검사 결과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랙랜드 공군기지에서 도착한 전세기에도 아직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 확진자 7명이 탑승했다.

미국 정부는 모두 합쳐 14명의 미국인 확진자들을 두 대의 전세기에 나눠 태워 귀국시킨 것이다. 이는 당초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거나 감염 증상을 보이는 미국인들에 대해선 전세기 탑승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던 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이들 14명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하선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불가피하게 전세기를 이용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으로 출발하기 직전에 확진 여부를 알아 어쩔 수 없었다는 해명이다.

특히 미국 정부는 확진자 14명이 전세기 내에서도 다른 환자들과 격리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요코하마항에서 도쿄 하네다 공항까지 이동했던 버스 안에서는 약 40분 동안 탑승객들이 확진자들에게 노출됐다.

확진자들과 함께 전세기를 타고 온 미국인들 중 일부는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나 전세기 이용을 거부하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남기로 결정한 랜디 카예는 CNN에 “전세기로 탈출하지 않는 것은 최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전세기로 귀국한 확진자 14명 중 13명을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네브래스카대학 시설로 옮겨 치료와 재검사를 받게 할 예정이다.

확진자들을 제외한 귀국 미국인들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의 감독 아래 또다시 14일 동안 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 이번 전세기 투입 이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 미국인 46명은 일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