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오후 출마 선언…금태섭과 ‘조국 대 반조국’ 경선 치른다

입력 2020-02-18 10:44 수정 2020-02-18 11:46

이른바 ‘조국 옹호’ 인사로 꼽히는 김남국 변호사가 18일 오후 국회에서 총선 출마 선언을 한다. 출마 지역은 서울 강서갑 지역구가 유력하다.

‘조국 사태’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당에 비판적 입장을 취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곳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곳을 지난 15일 추가 공모 지역으로 지정했다.

두 사람이 경선을 치르게 되면 강서갑 지역구가 여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총선 경선 전체 판이 ‘조국 대 반조국’ 구도로 흐를 수 있다. 당 안팎에서 중도층 표심 이탈을 부를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절박한 마음으로 언제나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제목의 글을 올리고 출마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그는 “지난 16일 ‘시사타파TV’에 생방송 출연 도중에 감정이 북받쳐 올라 갑자기 눈물을 왈칵 쏟았다”면서 “방송 중 눈물을 흘리게 된 것은 ‘절박함’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총선은 그 미완의 개혁 작업을 완수하느냐, 혹은 거꾸로 후퇴냐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선거”라면서 “만약 이번 총선에서 진다면 보다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서 국민이 든 촛불은 모두 꺼져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절박함 때문에 눈물을 쏟았고, 그 진심으로 정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진심과 절박함으로 오직 민생문제를 해결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청년들이 미래를 상상하며 불안한 것이 아니라 가슴이 뛸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이야기는 오후 4시 30분 국회 정론관에서 이어가도록 하겠다”면서 기자회견 시간을 알렸다.

1982년생인 김 변호사는 ‘조국백서추진위원회’ 필자로 참여했던 인물이다. 조국백서는 ‘조국 사태’ 당시 검찰과 언론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자들의 후원금을 모아 추진됐다.

이와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김남국 변호사, 잘 하시라는 얘기가 아니라 물러나시란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이제까지 어디서 뭐 하시던 분인지 모르겠는데, 다른 건 몰라도 국민을 기만하려는 사람은 절대 공직에 나와서는 안 된다”면서 “조국의 대국민 사기극에 적극 가담하신 것으로 아는데, 정치생활을 국민 상대로 사기 치는 것으로 시작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부터 자신을 귀히 여기세요. 앞으로 민주당 자폭의 도화선이 되실 몸이니”라고 했다.

금태섭 의원은 오전 민주당 의원총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총선을 ‘조국 수호’ 선거로 치를 수 없다”며 “열심히 해서 반드시 (경선에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금 의원은 “조국 전 장관 임명은 이미 지나간 일인데 그걸 놓고 ‘조국 수호’가 이슈가 되는 선거를 치르는 것은 미래를 바라보는 것도 아니고, 자칫 유권자에게 저희가 하는 일이 절대 틀리지 않는다는 오만한 자세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금 의원은 “절대다수의 국민들은 민주당이 판단 착오도 있고 실수도 있지만 문재인 정부가 잘해서 성공하길 바란다고 생각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민주당이 자기 교정능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 의원은 “좀 더 겸허하게 잘못과 판단 착오를 인정하고 비판받으며 겸허한 자세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금 의원은 민주당이 강서갑 공천 신청자 추가 공모에 나선 데 대해 “후보자 입장이니 당에서 하는 일에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서갑이 19대 총선 때 노원갑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19대 총선 당시 수감 중이던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노원갑에 ‘나는 꼼수다’의 멤버였던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가 출마했다가 막말 파문 등으로 선거에 악재로 작용했던 점을 꼬집은 것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