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찾아온 꽃샘추위에 부산 지하철역 인근에서 노숙을 하던 50대 남성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두꺼운 패딩에 이불을 덮은 채 숨져있던 이 남성은 지나가던 행인의 신고로 발견됐다.
18일 부산 부산진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17일 오전 8시31분쯤 부산진구 도시철도 1호선 부전역 1번 출구 인근에 누워있는 노숙인이 ‘얼어 죽은 것 같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두꺼운 패딩을 입고 이불을 덮은 채 숨진 A씨(55)를 발견했다.
신고 당시 길을 지나던 행인(60·여)은 1번 출구 뒤편 벽면 공간에서 노숙을 하던 A씨가 꼼짝하지 않고 누워있는 것을 발견한 뒤 “얼어 죽은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수년 전부터 같은 장소에서 노숙 생활을 한 A씨는 최근 2~3개월 전부터 다른 노숙인 4~5명과 함께 거의 매일 술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숨지기 하루 전날인 16일 오후 8시쯤에도 다른 노숙인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
검안의는 A씨에게 특이한 외상은 없고 저체온증으로 숨졌다는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은 무연고자인 A씨를 부산의료원에 안치하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17일 부산 지역의 최저기온은 영하 4도, 최고기온은 영상 9도를 기록했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0.5도, 체감온도는 영하 6.4도였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