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500만개 기업 타격”…중국 감염지역에 글로벌 공급체인

입력 2020-02-18 09:06 수정 2020-02-18 10:19
글로벌 리서치 회사 ‘던 앤 브래드스트리트’ 분석
중국 감염지역에 4만 9000개 외국기업 지사·자회사
500만개 이상 기업, 중국에 2차 공급업체 두고 있어
올 여름까지 코로나19 안 잡히면, 세계 경제 심각한 피해


중국 의료진들이 지난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발생지인 중국 후베이성의 한 병원에 격리 수용된 확진자들을 위한 식량 등 필수용품을 운반하고 있다. 신화사·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최소 500만개의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글로벌 비즈니스 리서치 회사인 ‘던 앤 브래드스트리트’는 최근 내놓은 특별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가장 피해를 입은 중국 지역들이 글로벌 비즈니스 체계와 복잡하게 연관돼 있다”면서 코로나 19로 인해 충격을 받은 기업을 500만개로 추산했다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던 앤 브래드스트리트’는 지난 5일을 기준으로 중국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 이상 발생한 지역들이 중국 기업 활동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거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지역에 4만 9000개의 외국 기업 지사나 자회사가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외국 기업의 지사나 자회사가 중국을 강타한 코로나19로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중 49%는 홍콩에 본사가 있는 기업들이고, 미국 기업 19%, 일본 기업 12%, 독일 기업 5%로 추산됐다.

중국 공급업체가 코로나19로 임시 폐업하는 등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은 글로벌 공급 체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던 앤 브래드스트리트는 미 경제 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글로벌 1000대 기업’ 중 163개 기업을 포함한 5만 1000개 기업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중국 지역에 최소 1개 이상의 직접 공급업체나 1차 공급업체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1000대 기업’ 중 938개 기업을 포함한 최소 500만개 기업은 이들 지역에 최소 1개 이상의 ‘2차 공급업체’가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2% 포인트 낮췄다. 특히 무디스는 중국의 올해 GDP 성장률을 5.8%에서 5.2%로 크게 하향조정했다.

하지만 이 전망치도 코로나19가 올해 1분기 말에 수습되고, 2분기부터는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재개될 것이라는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 CNBC는 코로나19의 감염과 사망자가 줄지 않으면 글로벌 경제는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의 타격을 받고 있는 광둥·장쑤·저장·베이징·산둥 등 중국 5개 지역은 중국 전체 고용의 50%, 전체 판매의 48%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대략 20%이기 때문에 올해 여름까지 코로나19가 잡히지 않을 경우 세계 GDP 성장률이 약 1%포인트 더 추락할 수도 있다고 CNBC는 분석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