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청소년들이 지나가는 아시아인에게 “코로나바이러스”를 외친 뒤 금품을 갈취하고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혐오범죄가 발생했다.
영국 가디언은 16일(현지시간) 세무사인 태국계 영국인 파와트 실라와타쿤(24)이 당한 혐오 범죄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8일 늦은 오후 런던 풀햄의 한 도로에서 귀가 중이던 실라와타쿤은 신원을 알 수 없는 2명의 청소년으로부터 헤드폰을 빼앗기고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했다. 그는 이로 인해 코가 골절되는 등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실라와타쿤은 “버스에서 내리고 나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며 “소음 방지 기능이 있던 헤드폰을 뺀 뒤 그들이 나를 부르고 있다는 것이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2명의 청소년이 “코로나바이러스!”라고 외치면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급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에 실라와타쿤은 “그만두라고 말도 하지 못했다”며 “그 순간 한 명이 내 헤드폰을 낚아챘다”고 말했다.
헤드폰을 빼앗은 이들은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다가 갑자기 도망가기 시작했다. 실라와타쿤은 헤드폰을 되찾기 위해 이들을 뒤쫓았다. 하지만 교통 안전지대에 들어선 순간 그에게 돌아온 건 주먹세례였다. 한참을 폭행당한 그는 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다. 이후 우버를 타고 병원에 갔다.
실라와타쿤은 “그들은 단순한 강도 행위가 아닌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나를 촬영하고 조롱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동아시아인에 대한 외국인 혐오가 만연하다”고 말했다. 실라와타쿤은 자신을 폭행한 청소년들의 사진을 찍어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영국 런던경찰국은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