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 전 남편이 선물했던 반지를 잃어버린 미국의 60대 여성이 최근 대서양 건너 핀란드의 땅속에서 반지를 되찾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미국 메인주 지역신문 뱅고어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사연의 주인공인 데브라 멕케나(63)는 47년 전인 1973년, 당시 교재 중이었던 남자친구 션 멕케나가 선물로 준 반지를 포틀랜드의 한 백화점에서 잃어버리고 말았다.
분실한 반지는 션이 대학 진학을 위해 마을을 떠나면서 데브라에게 남긴 자신의 고등학교 학급 반지로, 두 사람이 처음으로 주고받은 반지이기도 했다. 이 반지에는 학교 이름 ‘모스 고등학교’와 졸업 연도 ‘1973’, 션의 이니셜 ‘S.M.’ 등이 새겨져 있었다.
데브라와 션의 관계는 그 후로도 변치 않아 1977년 부부의 연을 맺었고 두 사람은 잃어버린 고등학교 반지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고 지냈다.
그러다 지난주 데브라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조지아주 브런즈윅 집으로 도착한 소포를 열어보고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자신이 40여 년 전 잃어버렸던 그 반지가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해당 소포는 놀랍게도 핀란드에 사는 마르코 사리넨이라는 금속 기술자가 보낸 것이었다. 마르코는 핀란드 남부 카리나의 숲에서 금속탐지기로 땅을 살피다 약 20㎝ 깊이에 묻혀 있던 반지를 찾아냈다고 한다.
마르코는 반지에 새겨진 글자를 보고 검색한 결과 해당 반지가 미국의 모스고등학교 기념 반지라는 것을 알게 됐고, 동창회에 연락해 소유자에 대해 문의했다. 동창회는 반지의 모양과 이니셜 ‘S.M.’을 토대로 반지의 주인이 션이라고 알려줬다.
데브라는 뱅고어와의 인터뷰에서 되돌아온 반지를 받아들고 남편과의 추억이 떠올라 눈물을 펑펑 흘릴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남편 션이 6년간 암 투병 끝에 2017년 이미 눈을 감았기 때문이었다.
데브라는 “오래 전 잃어버린 반지가 어떻게 핀란드의 숲에서 발견됐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면서 “션이 1990년대 초 핀란드에서 일한 적은 있지만 반지가 발견된 도시 근처에서 일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 반지를 잃어버렸을 때 남편이 이를 질타할까 봐 두려웠지만 남편은 내게 ‘그저 반지일 뿐’이라며 위로했던 것이 생각난다”며 “부정적인 일로 가득한 세상에서 나서서 도움을 주고 노력하는 훌륭한 사람들이 있다는 게 정말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