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 아챔 첫 경기 승리로 ‘기성용 사태’ 팬심 돌릴까

입력 2020-02-17 15:55
최용수 FC 서울 감독이 17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202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호주의 멜버른 빅토리와 경기를 하루 앞둔 각오를 밝히고 있다. 뉴시스

FC 서울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기성용 복귀 불발’로 들끓은 팬심을 되돌릴 수 있을까.

서울은 18일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ACL 조별리그 E조 첫 경기를 하루 앞두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에게는 3년 만의 ACL 복귀전이다. 서울은 2017년 K리그 5위에 그쳤고, 이듬해엔 11위까지 떨어지며 아시아 무대에 서지 못했다. 최용수 감독 체제로 다시 절치부심한 지난해 서울은 다시 살아났다. 끝내 3위 자리를 지켜내 ACL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냈고, 지난달 케다(말레이시아)에 4대 1로 이기며 결국 조별리그행을 확정지었다.

최용수 감독도 아시아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3년 만에 아시아 무대에 복귀해 상당히 영광스럽다”며 “멜버른은 가시마 앤틀러스를 꺾고 올라와 경쟁력이 있는 팀이지만 선수들이 내일 경기에 자신감을 갖고 해낼 거라 믿는다”고 밝혔다.

기성용 복귀 불발과 관련해 팬들의 질타를 받은 서울로선 승리를 통한 분위기 전환이 절실하다. 기성용은 친정팀 서울을 통해 K리그로 복귀할 의사를 내비쳤지만 협상 난항으로 무산됐다. 전북 현대를 통한 복귀도 꾀했지만 서울과 과거 체결한 계약서에 다른 팀으로 K리그에 복귀할 경우 위약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조항이 있어 결국 없던 일이 됐다. K리그 전체 흥행을 이끌 수 있었던 레전드급 선수의 복귀 불발에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 감독은 이에 대해 “정말 어떤 지도자나 프리미어리그에서 200경기 넘게 소화한 선수를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내일 조별예선 첫 경기에 집중하고 있는 민감한 시기이기에 때가 되면 (입장을) 말씀 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서울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전 포지션에 걸쳐 전력을 강화했다. 공격진엔 2015년과 2016년 서울에서 뛰며 리그 32골을 넣은 아드리아노(브라질)를 재영입했고, 미드필드에 한승규와 한찬희, 수비진에 김진야까지 젊은 선수들을 대량으로 수혈했다. 이 선수들이 기존 선수들과 맞출 조화가 승리에 필수다.

최 감독은 “영입한 선수들의 장점이 기존 선수들과 조금 달라 보여줄 수 있는 다양성 측면에서 더 나아질 거라 기대한다”며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은 끌어올린 상태고, 경기를 더 치르다보면 본인들의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보다 다양한 경기 운용으로 내용 면에서 알찬 축구를 하겠다”며 “멜버른이 쉽게 방심해선 안 될 상대고, 역습에 대비한 훈련을 했지만 안방에서 뒤로 물러서서 임하진 않겠다”며 공격적인 경기를 약속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