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해보였던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선발 로테이션 진입은 가능할까. 철옹성같던 세인트루이스의 네 자리 중 한 자리에 변동이 생기며 가능성이 조금 올라가는 모양새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6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선발 마일스 마이콜라스(32)가 오른쪽 굴곡건(flexor tendon)에 이상을 느껴 이날 예정한 불펜피칭을 취소했다. 향후 며칠 동안은 공을 잡지 않을 것”이라며 “마이콜라스가 통증을 느낀 부위는 팔뚝 근육과 손가락뼈를 이어주는 힘줄이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진 결과,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MLB닷컴은 “지난해 마이콜라스가 겪어온 통증이 스프링캠프 첫주부터 재발했다”고도 덧붙였다.
당초 세인트루이스는 올해 1~4선발로 잭 플래허티, 웨인라이트, 다코타 허드슨, 마일스 마이콜라스를 사실상 확정한 상태였다. 앞선 셋은 지난해 각각 11승 이상을 올렸다. 마이콜라스는 지난해에는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9승(14패) 평균자책점 4.16에 그쳤지만 일본프로야구에서 복귀한 2018년에는 18승(4패)에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하며 단숨에 에이스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마이콜라스의 개막전 로테이션 진입은 매우 유력했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아직 마이콜라스의 재활에 대해 말하기는 이르다”면서 “통증을 느낀 부위가 인대나 뼈가 아니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마이콜라스도 “정규시즌 개막까지는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MLB닷컴은 마이콜라스가 지난해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 치료술(PRP injection)을 받았던 사실을 언급했다.
부상 경력이 있는 마이콜라스의 통증이 재발함에 따라 김광현의 선발 진입에도 변수가 생겼다. 당초 김광현의 5선발 경쟁자로 지목된 카를로스 마르티네즈는 올 스프링캠프에 7㎏을 감량하고 나타나는 등 절치부심한 모습이었다. 이미 선발로서 두 차례 올스타로 선발된 그를 보며 실트 감독도 마르티네즈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예정임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실트 감독이 “김광현이 선발을 선호하는 것을 안다”고 말한 만큼 마이콜라스의 공백이 길어질 경우 마르티네즈가 4선발, 김광현이 5선발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한편 지명타자 제도를 사용하지 않는 내셔널리그에서 뛰게 돼 올 시즌 타격에 서게 된 김광현은 17일 첫 공식 타격훈련에 나섰다. 김광현은 안산공고 3학년이던 2006년 41타수 17안타(타율 0.415), 1홈런 8타점을 기록한 ‘만능선수’였다. 김광현은 “10년 만에 배트를 잡았다. 오늘 타격 훈련은 정말 어려웠다”며 “일단 공을 맞혀야 한다. 지금 당장 홈런을 치기는 어렵다”고 유쾌하게 소감을 전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