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무너지지 않은 강성훈의 저력 “정신 잡았다”

입력 2020-02-17 12:32
강성훈이 17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세이즈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최종 4라운드 11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다. AFP연합뉴스

강성훈(32)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준우승했다. 위기에서 무너지지 않는 저력으로 ‘시즌 베스트’를 썼다.

강성훈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세이즈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7322야드)에서 열린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기록만 보면 기복이 있지만, 과정을 보면 저력을 느낄 수 있다. 강성훈은 1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이어진 2번 홀(파4)에서 더블보기로 타수를 되돌려 놓은 뒤부터 위기가 시작됐다. 4번(파3)·5번(파4) 홀에서 연속으로 보기를 쳐 그대로 무너지는 듯 보였다.

강성훈은 곧 평정심을 되찾았다. 6번 홀(파3)부터 흔들리지 않고 차근차근 버디를 추가했다. 난관으로 평가되는 11번·17번(파5) 홀에서 모두 버디를 낚아 선두권으로 치고 올랐다. 그 사이 15번 홀에서 선두 애덤 스콧(호주)을 1타 차이로 추격하기도 했다.

이날 8위에서 출발했던 강성훈의 순위는 마지막 18번 홀을 완주했을 때 리더보드 상단 두 번째 자리에 있었다. 최종 합계는 9언더파 275타. 우승자 스콧의 최종 합계 11언더파 273타를 불과 2타 차이로 따라잡았다.

강성훈은 스콧 브라운, 맷 쿠처(이상 미국)와 함께 준우승했다. 2019-2020시즌 최고 성적을 기록하고 상금 70만3700달러(약 8억3000만원)를 손에 넣었다. 투어 통산 최고 성적은 2018-2019시즌인 지난해 5월 AT&T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우승이다.

강성훈은 PGA 투어의 국내 홍보사 스포티즌을 통해 “전반부에 티샷 실수가 잦았다. 한때 2오버파를 기록했다”며 “정신을 차리고 후반전으로 넘어갔다. 11번·17번 홀 페어웨이를 잘 지켜 버디를 기록한 것이 (순위 상승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강성훈은 위기에서 금세 평정심을 찾고 경기했다고 한다. 그는 “어차피 모두에게 힘든 날이니 정신을 놓지 않고 실수하지 않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기다리고, 기회를 노리면서 경기했다”고 설명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