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응실패·GDP하락… 악재 겹친 日아베, 지지율 뚝↓

입력 2020-02-17 13:00
A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정권이 잇따른 악재를 맞으면서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사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인 것은 물론 지역사회에도 감염자가 나오자 정부가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여론이 높아진다. 이런 가운데 5분기 만에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하락하면서 악재가 겹쳤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4~1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평가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52%로 ‘평가한다’(36%)보다 높았다고 17일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국내에서 감염자가 13일 처음 사망한 것 외에도 이후 새로운 감염자가 잇따라 나온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초기 대응 실패는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 대비 5% 포인트 하락한 47%였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지난 조사보다 4% 포인트 높은 41%였다. 교도통신이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더 좋지 않다. 15~1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정권 지지율은 41%로 전달 대비 8.3% 포인트 급락했다.

지지율 하락에는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벚꽃 스캔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 조사에서 ‘벚꽃을 보는 모임’ 의혹에 대한 아베 총리의 설명에 대해 ‘납득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은 74%에 달했다. ‘납득한다’는 13%에 그쳤다.

경제 상황도 녹록하지 않다. 일본 내각부는 이날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질 GDP이 전분기 대비 1.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고 NHK방송 등이 보도했다. 일본의 분기별 실질 GDP가 감소한 것은 5분기(1년 3개월) 만이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고 가정해 연율로 계산하면 6.3% 감소한다고 NHK는 전했다.

실질 GDP 하락의 주된 원인은 지난해 10월 단행한 소비세 인상이다. 특히 GDP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는 2.9% 하락했다. 가전제품과 자동차, 화장품 등 판매가 감소했고 태풍, 따뜻한 겨울 등 자연 환경도 영향을 미치면서 소비가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으로 해외 경제가 둔화하면서 기업의 설비투자 역시 3.7% 하락했고, 수출도 0.1% 하락했다. 아울러 주택 투자도 2.7% 하락했다.

문제는 코로나 19 발병 여파로 올해 1분기는 더 안 좋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일본은 코로나19 초기대응 실패로 인해 지역감염까지 확산하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문가 조언을 바탕으로 특히 고령자와 기초 진환이 있는 사람들이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이 알기 쉬운 진찰 기준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불안을 경감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히 연계해 신속하게 검사를 진행하고 모든 도·도·부·현에 설피된 상담 센터에 주말 포함 24시간 체제로 대응하겠다”며 “진료 체계가 갖춰진 의료기관도 800곳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관련 정보를 정확하게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