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아카데미(오스카)상 수상작들은 보통 수상 이후 박스오피스 수입이 크게 증가하는데, 지난해 수상작인 ‘그린북’의 경우 수상 직후 주말 매출이 121% 늘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과 할리우드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기생충’은 지난 주말 북미 극장가에서 550만달러(약 65억원)의 티켓 판매 수입을 거뒀다. 이는 전 주말보다 234% 증가한 수치로, 개봉 19주차 주말에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것이다.
또 ‘글래디에이터’(2001) 이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이 누린 오스카 효과로는 최대 규모다. ‘기생충’은 지난 9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석권한 이후 7일간 북미에서 880만 달러(약 104억원)를 벌어들였다. 이는 ‘기생충’이 북미에서 거둔 총 수입 4400만달러(521억원)의 20%에 해당하는 것이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의 흥행 성적도 급상승했다. 해외 흥행 수입도 주말 새 1270만 달러 추가되며 총 1억6100만 달러(약 1905억원)로 늘었다. 이에 따라 기생충의 전 세계 티켓 판매 수입은 2억 달러 고지를 넘어선 2억400만 달러(약 2414억원)로 집계됐다.
기생충은 미국에서 1월부터 이미 가정용 주문형 비디오와 DVD 등으로 출시됐지만 미국 배급사인 네온은 아카데미상 수상 이후 2001개 극장으로 상영관을 확대했다. 박스오피스 집계기관 컴스코어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스트리밍 서비스와 극장 상영이 적수란 관념을 잠재울 수 있다”며 “기생충은 홈 비디오는 물론 상영관에서도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