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대만 관광객 달래기에 나섰다. 중국인으로 오해 받아 불이익을 당한 대만 관광객들이 대구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가지고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대구시는 대만 관광객 환대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시는 최근 ‘대만인을 환영한다’는 문구가 적힌 기념목걸이를 특별 제작해 대구공항, 동대구역 등 주요 관문과 인기 관광지 부스에서 대만 관광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목걸이와 함께 관광의 해를 기념해 만든 공식 앰블램도 제공한다.
대구시가 대만 관광객에게 신경을 쓰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대만인을 중국인으로 오해해 식당 등에서 기피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탓에 대만 단체 관광객들을 태운 버스에 ‘중국인이 아니다’ 등의 내용이 적힌 스티커를 따로 붙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여기에 대만 공중파 방송에서 대구가 대만 관광객을 거부한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대구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구시는 대만 관광객들을 놓칠 수 없는 입장이다. 대구관광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대만 관광객 수는 지난해 11월말 기준으로 27만9366명(전년 동기대비 43.4% 증가)에 이른다. 해외 관광객 비중(43%)도 압도적이다. 사드 사태로 중국 관광객 수가 크게 줄어든 이후 대만은 지역 해외 관광객 유치의 핵심 국가 역할을 해왔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대만 관광객들에게 감동을 주면 오히려 더 큰 감동을 받아 대구를 좋은 곳으로 인식하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대만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코로나19에 안전한 지역임을 알리기 위해 홍보를 강화하고 마스크 2만개를 제작해 관광안내소, 주요 숙박업체 등에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나눠 줄 계획이다. 또 대구관광협회와 함께 관광호텔, 관광식당, 유원시설 등 14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오해와 불안감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을 기피하는 일이 없도록 교육할 계획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