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의 ‘민주당만 빼고’ 칼럼을 고발했다가 철회한 일과 관련, 17일에도 침묵을 지켰다.
당 안팎에서 지도부의 사과 및 재발 방지 조치 요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두 사람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일 관련 언급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해찬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우리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일부 관련 자료를 요청할 정도로 방역과 시민의식 세계적 수준”이라면서 “하지만 중국뿐 아니라 인근 나라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 증가하고 있어 여전히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총선과 관련 “공천에서 언론에서는 물갈이라고 하는데 사람을 대상으로 그런 용어를 쓰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언론을 비판하는 언급을 했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이 끝나고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으니 그 대상이 되지 않도록 모든 후보들이 선거법 (준수를) 철저히 준비해 모범적인 선거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미리 교수는 전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 민주당은 저와 국민들에게 사과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임 교수는 “민주당은 고발 철회와 함께 당연히 지도부의 사과 표명이 있어야 함에도 공보국 성명 하나로 사태를 종결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칼럼 고발 사태’에 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 원내대표는 “우리 당이 보통 사람들 먹고 사는 문제 집중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더욱 겸손한 자세로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민심을 경청하며 민심 챙기는 집권 여당의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보수 진영이 통합해 이날 출범시키는 미래통합당에 날을 세웠다.
그는 “오늘 새로운 제 1야당이 탄생해 축하해야 하는데 쓴 소리를 할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 새로운 인물도 보이지 않는다. 돌고 돌아 도로 새누리당 선택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남인순 최고위원이 비판 칼럼 고발 사태 관련 ‘마음이 아프다’며 반성의 뜻을 비쳤다.
남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위해 권위주의 정권에 투쟁해왔기에 임 교수 사태는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앞으로 더 잘하겠다”며 “더 낮은 자세로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기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애쓰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중 최고위에서 공식적으로 이 사태를 언급한 것은 남 최고위원이 처음이다. 그러나 그도 ‘죄송하다’ 등 사과하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