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급은 페이커도 춤추게 만든다

입력 2020-02-17 00:00 수정 2020-02-17 00:00

“전체적으로 팀파이트를 굉장히 잘했고, 실수도 많이 안 했어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제가 솔로 랭크에서 마스터로 승급해서 이긴 거 같아요. 자고 일어났는데 컨디션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수월하게 이길 수 있었습니다.”

T1 ‘페이커’ 이상혁은 젠지전 활약의 원동력으로 솔로 랭크 마스터 티어 승급을 꼽았다. 다만 승급의 영광을 함께한 팀원들에게 감사 메시지를 남겨달라는 요구에는 “팀원들이 아닌 제가 (잘해서) 올린 것”이라면서 단호한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팀원들이 저만 만나면 부진한데, 앞으로는 마스터이니만큼 잘할 거로 믿겠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솔로 랭크에서 다이아몬드1 티어에 체류하고 있던 그는 얼마 전 마스터 티어 승급의 기쁨을 누렸다고 한다.

T1은 16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정규 시즌 1라운드 경기에서 젠지에 세트스코어 2대 1로 승리했다. 연승에 성공한 T1은 3승1패(세트득실 +3)를 기록해 아프리카 프릭스와 같이 공동 3위에 올랐다.

이상혁은 1세트 빅토르, 2세트 오리아나, 3세트 럼블로 활약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상혁은 “지난번 한화생명e스포츠전 패배로 하위권에 떨어졌는데, 이번에 승리하게 돼 앞으로 상위권 경쟁의 기회가 생겨 만족스럽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날 1세트 후반 결정적인 드래곤 전투를 앞두고 ‘라스칼’ 김광희(아칼리)를 암살해 팀 승리에 결정적 기여를 해냈다. 이상혁은 이와 관련해 “상대 성향과 플레이 스타일을 고려했을 때 후방 포지션을 선호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순간적인 판단이었다”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아울러 완패했던 2세트에 대해선 “밴픽 과정에서 우리가 원한 대로 챔피언을 가져가지 못했다”면서도 “(밴픽보다) 플레이에서 실수가 많이 나와 게임이 힘들었다”고 복기했다. 3세트 럼블 선택을 놓고는 “양 쪽의 조합을 봤을 때 럼블이 가장 균형이 좋아 보여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우리 팀이 럼블 조합에 숙련돼 있어 좋은 픽이었다”고 평가했다.

T1은 이제 4전 전승을 달리고 있는 단독 선두 드래곤X(DRX)와의 일전을 앞두고 있다. 이상혁은 “DRX는 상위권 팀이다. 1등을 노리는 팀인 만큼 반드시 이기기 위해 준비하겠다”고 다음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무관중 경기가 진행 중인데 온라인으로 응원해주시는 팬들께 감사드린다. 1등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