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룰러’ 박재혁이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젠지는 16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정규 시즌 1라운드 경기에서 T1에 세트스코어 2대 1로 패배했다. 시즌 첫 패배를 당한 젠지는 3승1패(세트득실 +4)를 기록했다.
늘 젠지 최전선에서 대미지를 욱여넣던 박재혁이 외줄 타기에 실패한 날이었다. 1세트부터 잘 풀리지 않았다. 박재혁은 미드 한가운데서 T1에 둘러싸여 ‘켈린’ 김형규와 함께 전사했다. 조합 상 경기를 리드해나가야 했던 젠지는 이때 T1에 게임 주도권을 내줬다.
3세트에는 더욱 아쉬운 플레이가 연달아 나왔다. 32분경 미드 대규모 교전 상황에서는 소환사 주문 ‘점멸’을 사용하지 않은 상황에서 ‘페이커’ 이상혁(럼블)으로부터 거리를 벌리지 못해 전사했다. 37분에도 칼날부리 둥지 인근에서 상대에게 뒤를 밟혔다. 순식간에 T1 챔피언들의 궁극기가 박재혁에게로 향했다. 1분 뒤 젠지 넥서스가 불에 탔다.
반면 T1 원거리 딜러 ‘테디’ 박진성은 이날 뛰어난 생존력을 발휘했다. 특히 3세트에는 ‘라스칼’ 김광희(카밀)와 ‘비디디’ 곽보성(갈리오)이 눈에 불을 켜고 그에게 달려들었음에도 침착한 움직임으로 살아남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한국 원거리 딜러의 현재이자 미래로 평가받는 두 선수의 대결, 적어도 이날만큼은 박진성의 완승이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