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대 배치 6개월차 신임 경찰관이 출동 현장에서 침착한 응급처치를 실시해 한 사람의 생명을 구했다. 식사 중 갑자기 기도가 막혀 의식을 잃었던 중국인 남성은 두 가지 응급처치를 차례로 받은 끝에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다.
지난 16일 오후 3시쯤 서울 영등포구 대림119안전센터에는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는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 왔다. 중국인 남성 리모(64)씨가 한 청소 용역업체의 면접을 본 뒤 업체 직원과 함께 인근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이다.
소방서 측은 곧바로 경찰에 공동대응을 요청했다. 영등포경찰서 대림지구대 소속 김양수(27) 순경은 함께 순찰 근무 중이던 조남일(42) 경위와 2분 만에 현장에 출동했다. 출동 당시 리씨는 음식점 식탁 의자에 앉은 채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이때 김 순경은 식탁에 음식이 있고, 리씨 안색이 창백했던 점 등을 보고 기도가 막혔다고 판단했다. 곧장 양팔로 리씨를 뒤에서 안아 잡아 들어올리 듯 압박하는 하임리히법을 2분 가까이 실시했다. 의식이 돌아오지 않자 김 순경은 리씨를 바닥에 눕혀 손으로 입을 벌린 뒤 말린 혀를 펴고 기도를 확보했다.
흉부 압박을 2분가량 진행하자 리씨가 숨을 쉬기 시작했다. 리씨가 의식을 되찾은 뒤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신임 경찰관이 발빠르게 응급처치를 한 덕분에 위기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다. 리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귀가했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응급처치를 한 김 순경은 경찰학교에서 수습교육을 마친 지난해 9월 대림지구대에 배치됐다. 그가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해야 하는 상황과 마주한 것은 처음이다. 김 순경은 경찰학교와 지구대 등에서 받은 교육대로 조치한 끝에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김 순경은 “처음 보는 응급상황에 조금 당황했지만, 매일 반복적으로 교육을 받다보니 빠르게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며 “경찰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