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리프트는 4차 산업 총아?…대도시 교통체증 유발 주범 전락

입력 2020-02-16 16:40 수정 2020-02-16 17:24
서비스 차량 40%가 빈차로 돌아다녀 교통체증 유발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 줄고 자가용은 늘어
관련 업체 “전자상거래 증가로 교통혼잡” 억울함 호소


우버와 리프트는 국내에서 타다를 옹호하는 측에서 ‘타다금지법’의 후진성을 비판할 때마다 모범사례로 꼽는 미국의 차량공유 1, 2위 업체다. 그런데 이들 업체가 오히려 미국 주요 대도시에서 교통체증을 유발하거나 대중교통 이용률을 떨어트리는 등 비효율을 노출한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주요 대도시는 우버 등의 탑승객에게 교통혼잡세를 징수하고 나설 정도로 경제부담 요인으로 등장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차량공유서비스 1위 업체 우버를 창업한 트래비스 캘러닉 전 최고경영자(CEO)는 5년 전에 열렸던 한 정보기술 콘퍼런스에서 “샌프란시시코 시내의 모든 차량이 우버에 가입된다면 교통체증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었다. 컨설팅 회사 맥켄지 보고서를 비롯해 이들 업체들이 후원한 여러 연구들은 공유차량서비스가 공차운행시간을 크게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증가에 따라 교통체증이 완화되며, 자가용 차량 소유도 감소한다는 긍정적 효과를 예측했다. 고용 창출은 물론 교통이용 시간 절약, 음주운전 감소, 식음료 소비 증가 등의 경제 후생효과도 기대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WSJ는 주요 도시의 통계치와 대학 연구사례 등을 들어 “그런 유토피아는 아직 생기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샌프란시스코 카운티와 켄터키 대학 연구진이 지난해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한 연구보고서는 2010~2016년 샌프란시스코 도심의 교통속도가 시간당 17.4마일에서 13.7마일로 21%나 떨어졌는데, 60% 이상이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버와 리프트가 없을 경우 가정한 교통저하율 6.7%의 3배 이상이다. 뉴욕시의 경우 센트럴파크 남쪽 맨해튼 도심의 교통속도가 11% 감소했다.


교통혼잡 원인은 두 가지로 꼽힌다. 우선 요금을 더 내더라도 차량 합승을 거부하는 나 홀로 승객이 70~80%나 된다. 최근 공유업체들이 합승요금을 인상한 것도 나 홀로 승객의 증가를 불렀다. 무엇보다 가장 큰 큰 원인은 손님을 태우지 못하고 시내를 배회하는 공유차량 비중이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39~41%나 된다는 것이다.

공유차량 이용으로 자가용 소유가 줄고 대중교통 이용이 는다는 관측도 빗나가고 있다. 2014년부터 미국과 캐나다의 대중교통이용률은 평균 4.4% 줄고 자가용 소유는 늘었다. 시카고의 경우 2015년부터 3년 간 차량공유서비스 이용량이 309% 증가했지만, 대중교통 이용률은 5%가량 감소했다.

차량공유서비스 업체들은 전자상거래 배달 증가, 나 홀로 차량 증가가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데도 자신들을 범인으로 몰고 있다고 억울해 한다. 이들은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에서 공유차량이 전체 교통량의 각각 13%, 3%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차량공유서비스 업체들은 여러 비판을 의식한 듯 차량공유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스쿠터, 자전거 등 대체 공유수단과의 연계를 강조하고 나섰다. 뉴욕시 등을 대상으로 모든 차량에 교통혼잡비용을 부과해야 한다며 로비를 펼치고 있다.

이동훈 금융전문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