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농민공 2억5000만명 도시로 돌아온다… ‘비상’

입력 2020-02-16 16:32 수정 2020-02-16 16:34
중국 우한의 의료진.신화연합뉴스

중국에서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고향에 갔던 농민공 2억5000만 명의 대도시 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 중국 대도시들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는 현재 발원지 후베이성을 포함한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 소강국면으로 접어든 분위기다.

16일 중국 CCTV에 따르면 교통운수부는 춘제를 맞아 고향으로 갔던 농민공 3억 명 가운데 2만5000여 명이 다시 도시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통운수부는 3억 명 가운데 8000만 명은 이미 일터로 복귀했으며, 2월 말까지 1억2000만 명이 돌아오고, 1억3000만 명은 3월 이후 복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농민공은 호적은 농촌에 두고 일자리가 많은 도시로 나가 생활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들은 도시 공사현장에서 막노동을 하거나 최근 인력수요가 급증한 음식 배달, 물품 배송 등의 일을 하는 빈곤층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춘제 직전 고향으로 내려가 가족들과 함께 설을 보내고 다시 대도시로 돌아온다.

중국 교통 당국은 농민공들이 많이 이용하는 철도의 입석 표를 아예 팔지 않고, 좌석도 전체의 절반까지만 판매해 승객 간 간격을 최대한 벌려 놓기로 했다.

대규모 인구 이동으로 사람들간 접촉이 이뤄지면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것을 우려해서다. 열차 운행 중 고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이는 환자는 별도 객실에 격리하기로 했다.

교통운수부는 또 코로나19 방역 기간에는 고속도로 등 유료도로의 차량 통행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통행료 면제는 오는 17일 0시 이후 코로나19 유행이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이번 조치는 철도 등의 공공 교통수단 이용을 줄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열차 등 밀폐된 환경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 조치다.

중국에서 코로나19는 최근 둔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5일 밤 12시 기준 전국 31개 성·시에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만8500명이며 사망자는 1665명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전날보다 확진자가 2009명, 사망자는 142명 늘어난 것이다.

발원지인 우한이 있는 후베이성의 누적 확진자는 5만6249명으로 전날보다 1843명 늘었고, 사망자는 139명 증가한 1596명으로 집계됐다.

후베이성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2일 ‘임상 진단’ 환자를 확진자로 처음 분류해 환자 수가 폭증한 이래 사흘째 증가세가 둔화했다. 후베이성 신규 확진자는 지난 12일 1만4840명에서 13일 4823명, 14일 2420명, 15일에는 1000명대로 감소했다. 전국의 확진자 증가세도 사흘 연속 둔화했다.

후베이성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3일 890명에서 전날 166명으로 줄어들며 12일째 증가폭이 둔화했다.
중국 전역의 누적 의심 환자 수는 8228명으로 7일 연속 감소했고, 신규 의심 환자 수는 6일째 줄어든 1036명이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