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뿐 아니라 손편지 같은 것도 보내주시고 따뜻하게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불청객이었을텐데도 잘 대해주셔서 감사한 마음만 안고 갑니다”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격리생활을 마친 우한 교민 A씨는 임시생활시설에서 많은 응원을 받았다며 아산시민과 국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중국 우한 교민 700명이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2주간의 격리생활을 각각 마치고 16일 전원 귀가했다.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은 총 529명이 입소, 확진자 2명을 제외한 527명이 생활해 왔다.
지난달 31일부터 이틀에 걸쳐 교민들이 입소했으며 입소 때와 마찬가지로 15~16일 2차례로 나눠 퇴소가 이뤄졌다.
전날 진행된 1차 퇴소에서는 지난달 31일 입소한 193명이 귀가했고, 2차에는 1일 입소한 334명이 집으로 돌아갔다. 교민들은 퇴소 전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진영 행정안전부장관과 양승조 충남도지사, 오세현 아산시장, 지역 단체·주민들은 건강한 귀가를 축하하며 경찰인재개발원 앞에서 이틀동안 교민들을 환송했다.
이들은 버스에 탑승하는 교민들에게 박수를 치며 축하하는 한편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건네기도 했다. 도로 옆에 선 주민들은 ‘힘든 시간 잘 이겨내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그동안 힘드셨죠? 가족과 고향의 품에서 행복하세요’ ‘아산은 당신을 적극 응원합니다’ 등의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퇴소를 축하했다.
오세현 아산시장은 교민들에게 “작은 선물이 있다”고 소개를 한 뒤 시민들이 준비한 애국가 제창을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교민들은 목례를 하거나 창밖을 향해 손을 흔들며 환송 행렬에 화답했다. 일부 버스의 앞쪽에는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내용이 담긴 플래카드도 붙어 있었다.
임시생활시설을 떠난 교민들은 서울, 대구·영남, 충북·대전·호남, 경기, 충남 등 5개 권역으로 나눠 이동해 권역별 거점에 내려 각자 거주지로 돌아갔다.
양 지사는 “다시 건강한 일상으로 복귀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임시생활시설 지척에 현장집무실을 마련해 함께 생활하고 일 해온 지역 책임자로서 기쁘고 감동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힘겨운 고통의 시간이었겠지만, 여러분의 삶과 주변을 되돌아보는 귀중한 시간이기도 했을 것”이라며 “이 특별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 힘찬 일상을 살아가시길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충북 진천·음성 주민 500여명도 전날 충북혁신도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퇴소하는 교민 173명을 따뜻하게 환송했다.
인재개발원 인근의 현장 감시단 컨테이너 건물에 설치된 게시판에는 코로나19 공포 속에 격리 생활을 한 우한 교민에게 보내는 포스트잇 메시지 100여개가 붙었다.
한 주민은 “건강하세요. 진천군민이 응원하겠습니다”라는 글귀를 남겼다. 진입로에는 “건강하고 밝은 일상으로 복귀하시길 기원합니다” 등 무사한 퇴소를 축하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 10여개가 설치됐다.
인재개발원 정문에서 우한 교민들을 태운 버스가 나오자 주민들은 모두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버스에서 이 모습을 본 우한 교민들도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윤재선(57) 진천 주민대책위원장은 “우한 교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생활하길 바란다”며 “기회가 된다면 우한교민과 덕산·맹동 혁신도시 주민들이 다시 만나는 교류행사도 열고 싶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인재개발원 구내방송을 통해 힘겹고 어려운 격리 생활을 마치고 돌아가는 교민들을 격려했다. 이어 9대 버스에도 직접 올라 교민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이날 중국 우한 3차 귀국자들이 머무는 경기도 이천 국방대학원 인근의 코로나19 현장시장실을 방문해 3차 귀국자들에게 써달라며 500만원을 기부했다. 군수 업무추진비로 마련한 후원금은 전국재해구호협회로 지정 기탁한다. 음성군도 17일 지역 특산품인 사과(100상자)를 들고 격려차 방문한다.
송 군수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방어학원에서 격리 생활을 하는 교민과 중국 국적 가족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방역, 물품 관리, 경제 활성화 대책 등 경험을 공유해 이천시가 교민들을 차질 없이 안전하게 돌보고 주민들도 안정시키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약속했다.
아산·진천=전희진 홍성헌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