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C, ‘LG화학 영업비밀 침해’ SK이노베이션 조기패소 결정

입력 2020-02-16 10:17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14일(현지시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Default Judgment)’을 내렸다.

LG화학은 “이번 판결은 ITC가 소송 전후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에 의한 악의적이고 광범위한 증거 훼손과 포렌식 명령 위반을 포함한 법정모독 행위 등에 대해 법적 제재를 내린 것”이라며 “추가적인 사실 심리나 증거조사를 하지 않고 LG화학의 주장을 인정해 ‘예비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3월 초로 예정된 변론(Hearing) 등의 절차 없이 10월 5일까지 ITC의 최종결정만 남게 됐다.

LG화학이 주장하는 입사서류 핵심기술 유출 사례. 뉴시스

LG화학은 지난해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다. LG화학은 이번 소송을 통해 2017년부터 자사의 2차전지 관련 핵심기술이 SK이노베이션으로 다량 유출된 구체적인 자료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은 ITC에 SK이노베이션의 셀, 팩, 샘플 등의 미국 내 수입 전면 금지를 요청했고, SK이노베이션의 전지사업 미국 법인 소재지인 델라웨어 지방법원에는 영업비밀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은 지난해 11월 5일에는 ITC에 SK이노베이션이 증거를 인멸했다며 조기패소 판결을 요청했다.

LG화학은 “조기패소 판결이 내려질 정도로 공정한 소송을 방해한 SK이노베이션의 행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SK이노베이션에 대한 법적 제재로 당사의 주장이 그대로 인정된 만큼 남아있는 소송절차에 끝까지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ITC가 최종결정을 내리면 LG화학의 2차전지 관련 영업비밀을 침해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과 모듈, 팩, 관련 부품·소재에 대한 미국 내 수입 금지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

LG화학은 “이번 소송의 본질은 30여년간 축적한 소중한 지식재산권을 정당한 방법으로 보호하기 위한 데 있다”며 “LG화학은 2차전지 관련 지식재산권 창출과 보호를 강화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