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본 공포의 크루즈선’ 탑승 한국인 이송 검토

입력 2020-02-16 06:34 수정 2020-02-16 10:32
탑승 한국인은 14명…승객 9명, 승무원 5명
주일대사관, 탑승 한국인 상대로 귀국 의사 확인 중
정부, 일본 당국에 협조 요청…일본, 협력 방침
한국인 숫자 많지 않아 전세기 대신 공군 2호기·C-130 등 가능성


일본 요코하마항에 격리돼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객실 앞에 지난 15일 한국인 탑승객이 걸어놓은 태극기가 보인다. AP뉴시스

우리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집단 발생해 일본 요코하마항에 격리돼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해있는 한국인들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당초 한국인의 이송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한 미국인을 구출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우리 정부의 이송 방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는 승객 9명과 승무원 5명을 합쳐 모두 14명의 한국인이 탑승하고 있다. 주일 한국대사관과 요코하마 총영사관은 현재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한 한국인을 상대로 우리 정부가 준비한 항공편으로 귀국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일본 당국에도 귀국 희망자가 있으면 항공편으로 이송할 계획이 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계획이 확정될 경우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미국 이외에도 자국민들을 대피시킬 의향이 있는 국가에 협력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인들의 이송에 이용될 항공편은 ‘공군 2호기’나 ‘C-130 수송기’ 등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세기를 운영하기에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한 한국인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 중인 한국인 승객 9명 중 8명은 주로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고, 국내 연고자는 1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승무원 5명 중에서도 국내 거주자는 2명이다. 우리 정부는 귀국을 희망하는 인원을 정확히 가려낸 뒤 이송 항공편을 결정할 방침이다.

미국 정부는 일본 시간으로 16일 저녁 전세기 두 대를 동원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 중인 약 380명의 미국인과 그 가족들을 대피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미국에 도착한 뒤에도 14일 동안 격리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그러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거나 열이 나고 기침을 하는 등 감염 증상을 보이는 미국인들에 대해선 탑승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는 승객과 승무원 등 3700여명이 타고 있었으며 현재까지 285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됐다.

권중혁 기자,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