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늘 저녁 ‘코로나19’ 일본정박 크루즈선 미국인 구출한다

입력 2020-02-16 05:32 수정 2020-02-16 13:20
미국 국무부, 전세기 2편 일본에 급파
약 380명의 미국인과 그 가족들에 제공
코로나19 확진자나 감염증상 미국인은 탑승 못해
크루즈선의 확진자는 355명…미국인은 최소 24명
일본 외무성, 미국에 감사의 뜻 전해
크루즈사 사장 “다른 탑승객들 21일부터 하선”


지난 12일 일본 요코하마항에 격리돼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주변에 구급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집단 발생해 일본 요코하마항에 격리돼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해있는 미국인들을 전세기 두 대를 동원해 대피시키기로 결정했다.

주일 미국대사관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 미국인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 구출 작업이 일본 시간으로 16일 저녁 실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CNN방송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있는 약 380명의 미국인과 그 가족들에 대해 전세기 탑승이 제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거나 열이 나고 기침을 하는 등 감염 증상을 보이는 미국인들은 탑승이 허용되지 않고, 일본 내에 남아 치료를 받을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미국 정부는 미국인 탑승객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관계자들을 파견할 방침이다.

미국 정부는 국무부의 전세 항공기 2편을 구체적인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공항에 대기시킨 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미국인 탑승객을 버스로 그 공항까지 이동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CNN은 보도했다. 하지만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미국 전세기가 도착해있는 공항이 도쿄 하네다공항이라고 전했다.

미국인 탑승객을 태운 전세기는 캘리포니아주 트래비스 공군기지로 이동할 예정이다. 일부 탑승객들은 텍사스주 랙랜드 공군기지로 옮겨질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구출 작전을 시행하면서 미국인 탑승객들에게 미국 송환에 원하는지 여부를 직접 물었다. 송환에 동의해 전세기로 돌아오는 미국인들은 미국 내에서 14일 동안 격리된다. 미국 정부 당국자는 “이번 송환에 응하지 않은 미국인들은 당분간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는 3700여명이 넘는 탑승객과 승무원이 있으며 이 중 미국인은 428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355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으며 미국인 확진자는 최소 24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탑승객 중 1219명에 대한 코로나19 검사가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확진자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지난 3일 확진자가 처음으로 보고됐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요코하마항에서 격리돼 정박 중인 상태다.

일본 외무성은 “미국의 이번 조치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의료적 대응에 대한 일본 정부의 부담을 경감시킬 것”이라며 “미국에 감사함을 전한다”고 밝혔다.

프린세스 크루즈의 사장 얀 슈바르츠는 선장이 대신 탑승객에게 읽은 편지에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객들은 21일부터 하선할 것이며, 승무원들은 탑승객들이 전원 하선한 이후 격리조치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