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수성 부족하다고? 적반하장” 민주당의 정 총리 옹호 논평 비판한 진중권

입력 2020-02-15 12:57

“감수성 부족하다고 국민을 꾸짖는다”
“이 적반하장은 경험해 본 적은 문재인 정권만의 특색”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정세균 국무총리의 발언을 ‘개념 발언’이라며 옹호한 더불어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똑같은 패턴이다. 절대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잘못해 놓고 외려 성을 낸다”며 “‘난 잘못한 거 없다. 외려 스바라시(훌륭하다는 뜻의 일본어) 개념 발언했다. 잘못은 너희들이 했다.(버럭) 너희들은 감수성도 없냐’이렇게 나오니 외려 우리가 저분 앞에 무릎 꿇고 감수성 부족한 죄를 용서받아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발언은 ‘원래 이러이러한 취지로 말한 건데, 정황을 모르는 분들께는 다소 부적절하게 들릴 수 있음을 인정한다. 죄송하다. 앞으로 더 잘 살피겠다’ 이러면 간단히 끝날 일을 외려 감수성 부족하다고 국민을 꾸짖는다”고 한 진 전 교수는 “이 적반하장이 이제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문재인 정권만의 특색”이라고 했다.

정 총리의 논란 발언은 지난 1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명물거리를 찾아 상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왔다. 정 총리는 식당 종업원에게 “요새 좀 손님들이 적으니 편하시겠다”고 말해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논란이 일자 국무총리비서실은 “식장 주인이 아닌 종업원에게 한 말로 정 총리와 안면이 있는 종업원이 반가워하자 ‘육체적으로 좀 편해진 것 아니냐’는 의미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도 서면 논평을 통해 총리실에서 해명한 내용을 언급하며 “평소에 줄을 서서 먹어야 할 정도로 장사가 잘되는 식당에서 쉴 틈 없이 일했을 식당 종업원에게 건넨 위로의 뜻이 담긴 말”이라며 “식당 사장에게 신종 감염병 사태로 인해 불가피한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라는 덕담을 건넸고 사장도 ‘희망을 갖고 용기를 잃지 않고 하고 있다’고 화답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또 “이 대화 어디에 ‘염장 지르는 말’ 있고 민생 현장에 대한 몰이해가 있단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상황과 맥락에 대한 이해는 송두리째 내던져놓고 대화의 딱 한 구절만 도려내 난도질하는 게 과연 수십 년간 민생현장을 누비며 정치 경험을 쌓아 온 일국의 총리를 대하는 온당한 태도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또 “이 대화의 분위기와 맥락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서민 정서가 완전히 결여된 사람들의 감수성 부족을 드러낸 것에 불과할 뿐”이라며 “제발 현장의 진실한 분위기를 제대로 이해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1시간 10분 만에 다시 수정 논평을 내고 “상황과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대화의 한 구절만 도려낸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며 ““정세균 총리는 실물 경제인 출신으로, 경영의 어려움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 뿐 아니라, 수십 년간 민생 현장을 누비며 많은 이들과 교감해왔다. 자영업자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할 정도의 감수성을 지닌 이가 아니다”라고 옹호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