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진천 격리 중국 교민 700명 15일과 16일 퇴소해 평범한 일상으로

입력 2020-02-15 08:35 수정 2020-02-15 11:4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우한에서 전세기를 타고 귀국해 그동안 아산과 진천에서 14일간 격리 생활을 해온 교민 700명 중 366명이 15일 오전 퇴소했다. 나머지 334명도 16일 격리를 끝낸다.

2주간의 임시 숙소생활을 마친 교민들은 보건당국의 코로나119 검사결과 전원 ‘음성’ 판정을 받고 평범한 일상생활로 복귀한다.

행정안전부는 15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입소자 527명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입소자 173명 중 지난달 31일 1차로 먼저 귀국한 366명이 마지막 바이러스 검사에서 전원 음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음성판정을 받은 366명은 이에 따라 지역사회에서 보건소 이용방법 등을 안내받고 퇴소절차를 밟았다.

시설별 퇴소자는 아산 입소자 193명, 진천 입소자 173명 등이다. 전체 귀국 교민 700명 중 나머지 334명은 바이러스 검사를 거쳐 16일 퇴소한다.

334명은 지난 1일 2차 전세기로 귀국한 교민 333명과 보호자 없이 들어온 자녀 2명을 돌보느라 국내에서 자진 입소한 아버지 1명이다.

이들은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지난달 말부터 1·2차 전세기편으로 귀국해 14일간 수용시설에 머물며 격리생활을 감수해왔다.

퇴소 교민들은 이날 오전 10시 정부가 마련한 전세버스 20대(아산 11대 진천 9대)를 나눠 타고 임시 생활시설을 떠났다. 진천 환송에는 정세균 총리와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아산 환송에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양승조 충남지사 등이 참석했다.

아산 공무원 합창동아리는 경찰 인재개발원 입구에서 퇴소 교민들에게 무반주로 애국가를 들려줬지만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기 위해 별도의 환송식은 갖지 않았다.

주민들은 떠나는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고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눴다. 2주일 동안 교민들을 지켜봤던 충청북도와 진천군 등은 교민들에게 간단한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버스에 탄 우한 교민들은 차창 커튼을 열고 마스크를 쓴 채 환송객들에게 손을 흔들려 답례를 했다.

일부는 버스외부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담기도 했다.

확진자가 한명도 없어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된 교민들은 서울, 대구·영남, 충북·대전·호남, 경기, 충남 등 5개 권역으로 나눈 권역별 거점에 내려 각자 거주지나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간다.

정부는 이들의 수송을 위해 45인승 버스 20대를 동원했다. 혹시나 모를 지역주민의 동요를 고려해 자가용 이용은 허용하지 않았다. 교민들이 버스에서 내리는 구체적 장소도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는 또 퇴소한 교민들에 대한 추적조사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거주지가 마땅히 없는 퇴소자들에 대한 재정지원 역시 별도로 하지 않는다.

아산과 진천 수용시설에서 교민들을 돌봐온 정부합동지원단 111명은 폐기물 소각과 건물 방역작업 등을 마무리한 뒤 교민들보다 하루 늦은 17일 퇴소한다. 이들에게는 최대 6일간의 대체 휴가가 주어진다.

우한 교민들의 퇴소를 앞둔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15일 퇴소를 축하하고 다시 찾아달라는 현수막 수십개가 내걸렸다. 현수막에는 ‘귀가를 축하합니다’ ‘아산은 여러분을 기억하겠습니다’ ‘꽃길만 가득하길’ 등의 문구가 적혔다.

정부는 다음 주부터 두 곳의 인재개발원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업무에 복귀해 시설이 정상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국내 거처가 따로 없는 교민들이 40여명으로 파악됐으나 개인적 사정으로 정부가 지원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힘겨운 기간을 잘 이겨내고 교민들이 무사히 돌아가게 돼 다행”이라며 “오는 7월1일 교민들이 지낸 충북 혁신도시 덕산읍 승격 1주년 기념식과 군민 위안의 밤 행사를 가질 때 우한 교민들을 초청하겠다”고 말했다.

15일 현재 코로나19는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기존 28명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0일 28번째 환자 발생 이후 5일째 신규 환자가 나오지 않은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28명으로 접촉자 중 7명이 추가로 격리 해제됐다고 밝혔다.

검사 대상인 의심 환자는 지난 14일 오전 9시 기준 6826명에서 하루 사이 388명 늘어난 7214명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6679명은 음성이 나왔으며 535명은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