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장에 갇힌 고양이 400여마리 발견…부산 주택가 2층 집에 불법 사육

입력 2020-02-15 07:50

‘이웃집에서 고양이 소리가 나고 고약한 냄새까지 풍기는데 한번 확인해주세요’

지난 13일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부산 수영구 한 주택에 대한 수색에 나선 경찰관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광경에 아연실색했다.

40여평 남짓한 1,2층 방과 거실 등 집안 곳곳에서 철장 수십개에 갇힌 고양이 400여마리가 애처로운 눈빛으로 낯선 이들의 방문을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택가에서 무허가로 고양이를 사육 판매하고 있다”는 이웃주민의 제보에 따라 수사를 의뢰한 부산 수영구청의 요구로 이날 압수수색을 벌인 경찰관들은 즉각 집주인 A(60)씨 등의 무허가 동물생산업, 동물학대 등의 혐의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철장에 갇혀 있던 여러 종의 고양이들을 동물보호센터로 인계했다. 경찰과 수영구청은 집주인 A씨 등이 무허가로 고양이 수백마리를 키우면서 판매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이웃들은 수년 전부터 고양이 배설물 등으로 인한 악취와 울부짖는 소음에 시달려 온 것으로 전해졌다.

동물 보호 단체들은 좁은 철창 안에 여러 마리의 고양이를 비위생적 환경에서 사육하는 것은 동물을 학대한 것이라며 동물 학대 혐의도 적용해 달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압수한 고양이 400여마리는 동행한 동물보호감시원의 동의를 받아 동물보호센터에 안전하게 넘겼다”며 “수영구청과 동물 보호 단체가 제기한 미신고 동물 사육, 판매 영업 행위, 동물 학대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