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시장 선거에 집권당 후보로 나선 프랑스의 유력 정치인이 성적인 내용이 담긴 영상이 유출되자 후보직을 사퇴했다.
프랑스의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의 파리시장 후보인 벤자맹 그리보(42) 전 정부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오는 3월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리보는 AFP통신 본사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한 웹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들이 내 사생활과 관련해 비열한 공격을 시작했다. 내 가족은 이런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 그런 공격에 누구도 노출되어서는 안 된다”며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리보는 파리시장 선거전에 뛰어들기 전에는 장관급인 정부 대변인으로 활동했으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여권 핵심 인물이다.
그는 “1년 넘게 내 가족과 나는 명예훼손과 거짓말, 루머, 익명의 공격, 사적인 대화의 유출, 살해 협박 등에 시달려왔는데 이것도 모자랐는지 어제는 새로운 것이 있다”고 말했다.
전날 한 웹사이트가 그리보와 관련된 성적인 내용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고, 이 영상이 SNS에서 확산됐다. 프랑스 언론들은 이 영상을 ‘성적인 특징이 있는 영상’ 정도로만 언급하면서 그 진위는 현재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다.
그리보는 전날 저녁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 자신의 거취 문제를 상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지방선거는 오는 3월 15일 1차 투표가 진행된다. 파리시장 선거에서는 현 시장인 안 이달고(사회당)가 여론조사에서 23~24%의 지지율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그리보는 16~17% 수준으로 당선 가능성이 크지 않았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