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미래통합당 상징색 비판 “굳이 애매한 색으로?”

입력 2020-02-14 09:23
미래통합당의 상징색인 밀레니얼 핑크(좌)다.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무소속 손혜원 의원(우)이 지난해 8월 2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오는 16일 출범할 예정인 중도·보수통합신당 미래통합당의 상징색을 비판했다.

손 의원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미래통합당의 상징색인 밀레니얼 핑크를 설명하는 기사를 공유하며 “이 색은 200년 이후 누군가 이름 붙인 조어라 농도를 누구도 특정하기 어렵다”며 “또한 그 색이 적용된 다양한 사례를 모두 살펴봐도 조금씩 다른 핑크로 재현됐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이 제시하는 팬톤 컬러칩을 붙여 100개 인쇄소에 보내면 결과물은 거의 100가지 색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의원은 이어 밀레니얼 핑크를 상징색으로 정한 당 관계자들을 비꼬았다. 그는 “이런 애매한 색을 정당 색으로 정해놓고 인쇄소가 색을 맞추지 못한다고 원망하면 뭘 모르는 한심한 전문가로 무시당할 것”이라며 “굳이 어려운 영어로 위장하지 마시고 예쁘고 쉬운 우리말 연분홍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분홍으로 이름 붙이면 (기사에 나와 있는) 사례들에서 알 수 있듯 상황에 따라 늘 조금씩 다른 연분홍이 나와도 다 우리 색깔이라고 우길 수 있으니 걱정 없다”며 “당원들이 빨간색을 쓰고 싶다고 전달했는데도 굳이 저런 애매한 색을 당 색으로 정한 자는 누구일까”라고 적었다.

앞서 손 의원은 이날 올린 다른 글에서 “길게 말고 애써 꾸미지 말고 쉽게 말해달라. 딱 봐도 연분홍인데”라며 “연분홍 점퍼가 휘날리면 연분홍 치마가 서러워서 봄바람은 어쩌려나”라고 적기도 했다. 연분홍과 색깔이 다르지 않은데도 굳이 영어 이름을 사용했고, 밀레니얼 핑크색은 당의 상징색으로는 애매하다는 비판인 것으로 보인다.

통합신당준비위원회 장기표(오른쪽 부터) 공동위원장, 심재철 공동위원장, 정병국 공동위원장, 박형준 공동위원장, 이언주 공동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신당 당명과 당헌 강령을 협의하는 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통합신당준비위원회(통준위)는 지난 13일 전체회의를 열어 당명·지도체제·공관위 구성 등에 관한 논의를 진행했다. 잠정안으로 알려진 ‘미래한국통합신당’에서 ‘한국’과 ‘신(新)’을 뺀 미래통합당이 최종 낙점됐다. 새로운 정당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한국’이라는 이름을 뺀 것으로 풀이된다. 박형준 통준위 공동위원장은 “청년이 주인이 되는 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미래’를, 정치적 연대 의미를 더하기 위해 ‘통합’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통합 신당의 상징색은 밝은 파스텔톤의 분홍색인 ‘밀레니얼 핑크’로 결정됐다. 밀레니얼 핑크는 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에서 청년층을 공략하기 위해 명함 색깔로 채택한 색이다(사진). 통준위는 한국당 당 색이었던 빨간색이 주는 강성 이미지를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미래통합당은 115석의 원내 제2당으로, 오는 16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손 의원이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는 16일 출범할 보수통합신당 미래한국당의 상징색을 비판했다. 페이스북 캡쳐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