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녹록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뿐 아니라 올해 북·미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평화프로세스, 한국의 4·15 총선과 11월 미국 대선 등도 한반도에 직간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천은 국제 정세를 어떻게 바라보며 기도해야 할까.
NGO 코리아네이버스(KHN·이사장 이정익 목사)와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는 13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 정하상관에서 ‘2020년 동북아시아 평화질서 구축 모색: 진단과 대안’이라는 제목으로 콜로키엄을 개최했다. 이정익 목사는 “올바른 외교정책 수립에 이바지하고 국민의 국제 정세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규영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020년 동북아 평화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이 교수는 “21세기 미국의 ‘팍스 아메리카나’ 정책이 실패하면서 미국의 힘이 이전보다 약해진 상황에서 동북아와 한반도가 미·중 간 패권 경쟁이 불가피한 지역이 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중국이 G2로 부상하고 동북아질서가 재편되는 가운데 중국의 국가적 비전인 중국몽(中國夢)을 한국이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표방하는 중국몽은 2049년 중국이 세계 제1강대국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명나라와 청나라 시절처럼 중국이 정점에 서고 다른 나라들이 속국 또는 조공국이 되는 세계질서를 구축하겠다는 꿈이다. 2049년은 중국 인민공화국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중국은 패권 장악을 위한 장기계획을 수립했다. 덩샤오핑의 흑묘백묘(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 정책에서 시작해 도광양회(그늘에서 조용히 힘을 기르라), 장쩌민의 국력을 다지는 전략기, 후진타오의 유소작위(목소리를 내야 할 때만 나서라), 시진핑의 분발유위(분발해서 성과를 이뤄내라)로 이어졌다.
이 교수는 “중국몽에 비춰볼 때 중국은 북한을 동북 3성처럼 외성화하려 하고 한국은 핀란드화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핀란드화는 구소련이 핀란드를 다루던 방식으로 독립 주권 국가의 지위는 보장하지만, 자국에 위협이 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중국을 포함한 한반도 주변국들은 특정 국가가 한반도에서 절대적 이익을 추구하거나 영향력을 증대시키는 것을 반대한다. 한반도의 상황 변화보다는 현상 유지를 선호한다.
이 교수는 “크리스천이 할 수 있는 일은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국가와 위정자들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는 것”이라며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 끊임없이 평화통일을 위해 중보기도를 올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