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115석 ‘미래통합당’ 탄생한다

입력 2020-02-13 18:30 수정 2020-02-13 18:34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국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보수·중도 세력이 ‘미래통합당’이라는 새 간판을 달고 4·15 총선을 치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거치며 분열했던 보수세력이 반(反)문재인 공동전선을 구축키로 한 것이다. 미래통합당은 115석의 원내 제2당으로, 오는 16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통합신당준비위원회(통준위)는 13일 전체회의를 열어 당명·지도체제·공관위 구성 등에 관한 논의를 진행했다. 잠정안으로 알려진 ‘미래한국통합신당’에서 ‘한국’과 ‘신(新)’을 뺀 미래통합당이 최종 낙점됐다. 새로운 정당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한국’이라는 이름을 뺀 것으로 풀이된다. 박형준 통준위 공동위원장은 “청년이 주인이 되는 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미래’를, 정치적 연대 의미를 더하기 위해서 ‘통합’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통합 신당의 상징색은 밝은 파스텔톤의 분홍색인 ‘밀레니얼 핑크’로 결정됐다. 밀레니얼 핑크는 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에서 청년층을 공략하기 위해 명함 색깔로 채택한 색이다. 통준위는 한국당 당색이었던 빨간색이 주는 강성 이미지를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통합신당준비위원회 장기표(오른쪽 부터) 공동위원장, 심재철 공동위원장, 정병국 공동위원장, 박형준 공동위원장, 이언주 공동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신당 당명과 당헌 강령을 협의하는 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논란이 됐던 신당 지도부는 한국당 최고위를 확대·개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당대회를 열어 지도부를 새로 꾸리기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통합 정신에 걸맞는 인물들을 통준위 몫 최고위원으로 추천해 지도부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확충되는 최고위원 수는 14일 논의할 계획이다. 한국당 지도부에 속한 8명이 그대로 최고위원 직을 유지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새로운보수당은 최고위 면면에 대해서는 추가 협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경우 기존 한국당 공관위를 보강키로 했다. 한국당 공관위는 김형오 공관위원장을 포함해 9명으로 구성돼 있다. 통준위는 신당 공관위 규모를 최대 13명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박 위원장은 “‘지분 나누기’ 식의 추가 추천이 아니라 좋은 분들이 있는지 함께 의논해서 추천하자고 얘기가 됐다”고 말했다. 다만 변수는 새보수당이 ‘지분 나눠 먹기’라며 공관위 확대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상욱 새보수당 의원은 “새보수당의 순수한 가치를 훼손한다면 과감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래통합당 공식 출범까지는 몇몇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당은 이날 전국위원회를 열어 새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과의 합당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한국당에 신설 합당을 제안한 지 4일 만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보수 정당 역사에서 보기 드문 성공적인 통합의 역사를 다시 한번 쓴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위로부터 통합에 관한 권한 일체를 위임받은 한국당 최고위는 정당법에 따라 합당을 위한 수임기구 합동회의를 구성해 실무 절차를 밟게 된다. 한국당에서는 심재철, 김상훈, 송언석 의원이 새보수당에서는 오신환, 지상욱, 정운천 의원이 수임기구 합동회의에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통합당에는 한국당, 새보수당, 국민의당 출신 중도세력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600여개 시민단체 등 통준위 참여 세력이 함께할 예정이다. 미래통합당은 한국당 106석, 새보수당 8석, 전진당 1석과 합쳐져 115석이 될 전망이다.

심우삼 김용현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