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가전은 ‘비바람’ e커머스·식품배송업은 ‘활짝’…中에서도 산업별 희비 교차

입력 2020-02-13 17:56
中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30%↓
설치 필요한 에어컨 등 가전도 타격
반도체·배터리 타격은 ‘제한적’
中도 오프라인 소비 감소 영향으로 e커머스 호재
온라인광고·보험도 성장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중국 내에서도 산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가전 분야의 경우,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들 산업은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분야라 국내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반면 중국 e커머스(전자상거래)와 온라인 광고업 분야는 오프라인 소비 감소 등의 반사작용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라테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기간이 스마트폰 출하량이 많은 춘제(春節·설 연휴) 기간과 겹치면서 충격파가 컸다. 홍콩 티엔펑 국제증권은 춘제 기간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50~60%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오프라인 판매 비중이 높은 오포, 비포, 화웨이 등 로컬 메이커의 타격이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 등 국내 전자업계로서는 중국 내 점유율을 높일 기회다. 하지만 SA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위축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도 2%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전시장 역시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국 궈타이쥔안증권은 이달 초 올해 상반기 가전 판매량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5~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에어컨, 레인지후드, 온수기, 세탁기 등 설치가 필요한 제품 매출이 뚝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 내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최근 아파트단지 출입 단속 등의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관광업이나 건설업 역시 당분간 이동제한 등의 여파로 피해가 불가피하다.

반도체나 배터리 분야는 타격이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선 우한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한 지역 내 YMTC, XMC 등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춘제 연휴 기간에도 생산을 계속해왔다.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SMIC 역시 1년 내내 24시간 생산설비를 정상 가동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전자제품 수요 감소로 1분기 반도체 주문량이 5~10% 감소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반면 e커머스나 식재료 배송업은 호재를 맞았다. 오프라인 소비 감소에 따른 영향이다. 외출 제한 등의 조치가 취해지는 와중에도 알리바바, 쑤닝, 징둥 등 중국 e커머스 업체들은 매출이 오르고 있다. 중국 내 국제e커머스 앱인 ‘양충0몰’과 ‘하이툰자’는 최근 2주 사이 중국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순위가 각각 2위와 5위로 급상승했다.

가오판 왕징서 e커머스연구센터 특약연구원은 “해외여행이 제한된 중국인들이 국제e커머스 앱을 통해 온라인 소비에 나서고 있다. 국제e커머스업체들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고속성장을 실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신선식품 소매업체인 허마는 춘제 기간 동안 1일 채소 판매량이 평소보다 5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광고업 분야에서도 볕이 들었다. 전통적인 옥외광고나 승강기, 영화관 광고 대신 유튜브나 모바일 게임 등 온라인 콘텐츠에 붙는 광고가 활성화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내 보험업 역시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와 마찬가지로 신규보험 상품 출시와 가입자 폭증으로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