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의 복수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살해하겠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렸던 남성이 기소 취하 조치됐다고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지역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남성의 주장이 실질적인 살해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보도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에 사는 26세 남성 천시 럼프는 지난달 3일 페이스북 라이브 동영상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살해하겠다는 7분 분량의 메시지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 지시로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살해되자 그의 복수를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럼프는 동영상에서 수건을 얼굴에 둘러 아랍인 복장처럼 꾸몄다. 동영상 배경음악도 아랍풍으로 틀었다. 럼프는 “그(트럼프 대통령)가 나의 지도자(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죽였으니 나도 그를 죽여야 한다”며 “나는 도널드를 (죽일) 준비가 됐다”고 주장했다. 럼프는 이어 “나는 도널드를 찾아야 한다. 왜냐면 내가 그를 찾지 못할 경우 나는 동네를 날려버릴 것이기 때문”이라며 “그러니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달라”고 부연했다.
럼프는 동영상을 올린 지 고작 수 시간 만에 당국에 체포됐다. 연방 당국은 럼프가 대통령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함으로써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플로리다주 당국은 럼프가 거짓 폭탄 테러 협박을 한 혐의도 적용했다.
럼프는 조사에서 그저 농담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해를 가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애초부터 그런 짓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했다고 한다.
검찰은 결국 럼프에 대한 기소를 취하했다. 검찰 측은 “럼프가 자신의 말을 실제 행동에 옮길 의도가 있었던 것 같지 않다”며 “(동영상은) 차라리 얼간이의 헛소리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럼프는 구금된 지 32일 만에 석방됐다.
럼프의 변호사는 “그의 행동이 유치하고 어리석기는 했지만 아무런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럼프는 한 달 넘게 감옥에 갇힐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