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크루즈 또 확진자 44명 추가… 감염 위험만 높인 日에 비판 쏟아져

입력 2020-02-13 16:06
일본 요코하마 항의 다이코쿠 부두에 지난 11일 접안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앞에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있다. 연합뉴스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자가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13일 코로나19 감염자가 44명 추가로 확인됨에 따라 크루즈선 내 감염자는 218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개막을 5개월여 앞둔 도쿄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입항을 거부하고 선상 격리 조치를 취한 일본 정부에 대해 감염 위험만 높였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령에 지병이 있는 탑승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해 음성으로 확인되면 우선적으로 하선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선은 14일 이후가 될 전망이다. 현재 80세 이상 고령 탑승자는 약 200명으로 지병이 있고 본인이 희망하는 사람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 중이다. 후생성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된 조기 하선자에 대해서는 정부가 마련한 숙박시설에서 코로나19 잠복기간이 지날 때까지 생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일본 정부는 지난 3일 밤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 3711명을 19일까지 선내 대기시킨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연일 감염자가 수십 명씩 나오는데다 노인이나 지병이 있는 사람들은 감염이나 건강 악화에 대한 걱정이 커져 불만이 극에 달했다. 특히 국제 사회에서 승객들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비판하기 시작하자 일본 정부가 결국 기존 방침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조치가 이미 늦었다는 지적이 많다. 탑승자들에 대한 격리조치가 비윤리적이기도 하지만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전날 미국 매체 복스는 “일본 정부는 한 마디로 수천명을 바이러스와 함께 대형 컨테이너에 가둬둔 것”이라며 “승객들의 격리조치는 오히려 전염이 왕성해지도록 조장한다”고 꼬집었다는 데이비드 피스맨 토론토대학 전염병학 교수의 발언을 전하했다.

일본 정부는 의심 환자만 골라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선별 검사도 전수 검사로 바꿀 태세다. 하지만 선별 검사로는 불충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온 만큼 이 역시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많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