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서울 집값 상승이 주춤해진 틈을 타 수지, 용인, 성남 등 경기 남부 지역으로 풍선 효과가 거세게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수·용·성(수지·용인·성남) 주택 가격 상승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추가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산성역포레스티아’ 아파트 분양권 시세는 평균 분양가 대비 5억원 이상 상승했다.
평균 분양가는 5억8000만원 가량이었는데 최근 전용면적 84㎡의 분양권 시세는 11억원까지 뛰었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7월 입주가 시작되는 시점에는 가격이 더 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수용성 지역에 있는 10~20년 된 아파트들도 최근 한 달 사이에 가격이 수억원 이상 폭등하는 등 부동산 과열 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부동산114 아파트 시세를 보면 지난달 3일부터 이달 7일까지 이들 3곳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각각 수원시 0.92%, 용인시 0.46%, 성남시 0.33%로, 같은 기간 경기도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0.31%)을 모두 웃돌았다.
수원은 올해 초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 직후 갭투자 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매물이 소진되고 호가도 뛰었다.
수원 영통구 이의동의 신분당선 광교중앙역(아주대) 근처에 있는 ‘자연앤힐스테이트’는 지난달 11일 전용 84㎡가 12억7000만원에 거래돼 1년 전 대비 약 3억원 뛰었다.
이 지역에서 영업하는 한 부동산중개업소 직원은 “서울에 거주하는 투자자들의 갭투자 문의가 많다”며 “수원에서 영통·팔달·권선구의 아파트값이 이미 많이 올랐고, 최근에는 소형 면적 중심으로 문의와 매매가 이뤄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경기 용인시도 서울 강남에서 수원 광교를 잇는 신분당선을 따라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신분당선 상현역 근처에 있는 ‘광교상록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28일 처음으로 10억원을 넘었고, 이달 3일과 10일 각각 10억8500만원, 10억1500만원으로 현재 시세가 10억원 이상에 형성돼있다.
성남은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수정구와 중원구가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수·용·성 지역 가운데 과열 지역을 추려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는 조만간 주거정책심위위원회를 열고 수·용·성 지역 가운데 최근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수원과 용인 등 수도권 남부 일부를 조정대상지역으로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수용성 중 수원 팔달구와 광교지구, 용인 수지·기흥, 성남 분당구는 이미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 있다.
이에 따라 수원 권선·영통구, 성남 수정구 등지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새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