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종로 동쪽 혜화동에 전셋집…부동층 겨냥 ‘동서대전’ 벌인다

입력 2020-02-13 11:32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서울 종로구 혜화동 아파트를 전세로 구한 게 맞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예. 전세로 구했다”고 답했다.

혜화동은 대학로가 있어 20∼30대 젊은 층이 많이 사는 곳이다. 한국당은 20대 총선에서 크게 지는 등 과거 이 지역에서 면치 못했다.

혜화동 서쪽의 창신동, 숭인동도 동쪽의 평창동, 사직동 등에 비해 여권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이에따라 한국당 열세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이곳을 거주지로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 대표도 혜화동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종로의) 중앙이고, 그동안 당에서 득표를 하지 못했던 지역으로 들어가 (총선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종로 서쪽 끝의 교남동의 아파트에 전셋집을 구했다. 그가 거주 중인 경희궁자이 아파트는 입주 3년 정도 되는 신축 아파트로 가격도 높은 편이다.

2000세대가 넘는 대단지여서 부동산 업계에서는 ‘강북의 대장주’로 불린다. 입주민 상당수가 고소득 전문직이라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총리가 열세 지역 공략을 위해 전략적으로 교남동을 택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두 사람은 과거 소속 당이 열세를 보인 곳에 둥지를 틀고 선거를 치르게 됐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