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번 환자는 이날 오후 4시 30분쯤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퇴원하면서 언론과 짧은 인터뷰를 갖고 “제가 막상 (코로나19를) 겪어보니 생각보다 엄청 심각한 질병은 아닌 것 같다”며 “우리나라처럼 초기에 잘 대응해서 치료를 잘 받으면 쉽지는 않아도 나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독한 독감의 느낌이었는데 금방 치료를 잘 받아 빨리 퇴원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나머지 환자들도 아직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저처럼 빨리 회복해 하루 빨리 퇴원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불편한 점이 없었냐는 질문에는 “별로 불편한 점은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한 뒤 지난달 24일 귀국했다. 이후 콘퍼런스 참석자 중 말레이시아 출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통보를 받고 검사한 결과 지난 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6일부터 명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온 3번 환자도 이날 오후 1시 30분쯤 퇴원했다.
이 남성은 취재진의 퇴원 소감을 묻는 질문에 “너무 좋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병원 측에서 준비한 승용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명지병원은 그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환자가 승용차에 올라탈 때까지 배웅했다.
명지병원 의료진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3번째 환자는 스스로 보건소를 찾아가 검사를 받은 분”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환자 본인은 아주 경미한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입국했으며 본인이 코로나바이러스 보균자라고 생각해보지도 못했다. 첫 번째 환자가 언론에 노출되면서 혹시 자신이 문제되지 않을까 해서 스스로 보건소를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3번 환자는 격리되기 전까지 약 6일간 서울 강남과 경기도 일산 등에서 활동했다. 이때 함께 식사를 한 지인이 감염돼 6번 환자(55세 남성)가 됐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코로나19가 발생한 우한에서 왔다면 스스로 조심했어야 하는 것 아니었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