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컵 갑질’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던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경영에 복귀한 지 8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 전무가 이번 협약식에 전면에 나선 이유로는 경영권 다툼이 극심한 가운데, 가족 간 결속을 외부에 강조하기 위한 의도도 내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족 간 화합하라’는 유훈을 남긴 조양호 전 회장을 기리는 한편, 조 전무가 공식 행보에 나서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한 공동 경영 체제가 공고하다는 메세지를 담으려 했다는 분석이다.
조 전무는 12일 이화여대 약학관에서 열린 ‘이화여대 섬유화질환 제어 연구센터 후원 협약식’에 직접 참석했으며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이날 협약식은 작년 4월 미국에서 폐 질환으로 별세한 고(故) 조양호 회장의 1주기를 앞두고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사회 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조 전무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6월 한진그룹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경영에 복귀한 지 8개월 만이다.
조 전무는 2018년 3월 대한항공 본사에서 광고업체 A사 팀장 B씨가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소리를 지르며 유리컵을 던지고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를 참석자들을 향해서 뿌린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당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함께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지만 조양호 회장 별세 후 2개월 만인 작년 6월 그룹 사회공헌활동과 신사업 개발 업무를 총괄하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조 전무로 인해 국토교통부의 제재를 받게 된 진에어의 경우 노조가 경영복귀를 철회하라고 성명을 내는 등 ‘때 이른 복귀’라는 비판 여론이 그룹 안팎에서 잇따라 그동안 외부 활동을 사실상 자제해 왔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