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전무 8개월 만에 공식 석상…조원태 회장에 힘 싣나

입력 2020-02-12 17:48 수정 2020-02-12 18:02
한진그룹이 12일 오전 이화여대 약학관에서 협약식을 갖고 이대 섬유화질환 제어 연구센터의 해외 학회 참석과 강연자 초청 등 고유 업무 수행 지원을 위한 항공권을 후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조현민 한진칼 전무, 이윤실 이화여대 섬유화질환 제어 연구센터 소장, 하헌주 이화여대 약학대학장. 한진그룹 제공

‘물컵 갑질’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던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경영에 복귀한 지 8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 전무가 이번 협약식에 전면에 나선 이유로는 경영권 다툼이 극심한 가운데, 가족 간 결속을 외부에 강조하기 위한 의도도 내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족 간 화합하라’는 유훈을 남긴 조양호 전 회장을 기리는 한편, 조 전무가 공식 행보에 나서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한 공동 경영 체제가 공고하다는 메세지를 담으려 했다는 분석이다.

조 전무는 12일 이화여대 약학관에서 열린 ‘이화여대 섬유화질환 제어 연구센터 후원 협약식’에 직접 참석했으며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이날 협약식은 작년 4월 미국에서 폐 질환으로 별세한 고(故) 조양호 회장의 1주기를 앞두고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사회 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조 전무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6월 한진그룹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경영에 복귀한 지 8개월 만이다.

조 전무는 2018년 3월 대한항공 본사에서 광고업체 A사 팀장 B씨가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소리를 지르며 유리컵을 던지고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를 참석자들을 향해서 뿌린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당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함께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지만 조양호 회장 별세 후 2개월 만인 작년 6월 그룹 사회공헌활동과 신사업 개발 업무를 총괄하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조 전무로 인해 국토교통부의 제재를 받게 된 진에어의 경우 노조가 경영복귀를 철회하라고 성명을 내는 등 ‘때 이른 복귀’라는 비판 여론이 그룹 안팎에서 잇따라 그동안 외부 활동을 사실상 자제해 왔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