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잠복기(14일)가 지난 후 확진된 28번 환자와 관련해 ‘잠복기 이후 발병’보다는 ‘무증상 혹은 경증이라 모르고 있다가 회복기에 확진된 것’으로 봐야한다는 주치의 판단이 12일 나왔다.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기자회견에서 “28번 환자는 잠복기가 끝난 후 확진된 특이 사례이기보다 증상 자체가 아예 없거나 본인이 못 느낄 정도로 경미해 회복기가 돼서야 확진된 사례인 걸로 의료진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30세 중국인 여성인 28번 환자는 확진자 접촉 16일 후인 지난 10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코로나19 잠복기에 대한 기존 판단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많은 우려가 제기됐었다.
그러나 이 이사장은 “28번 환자는 지금도 증상이 없고 양성 판정 때도 음성과 양성 경계의 굉장히 적은 양의 바이러스만 나왔다”며 “이런 무증상 상태에서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지 여부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만약 28번 환자가 향후 증상이 더 심해진다면 14일이 넘는 잠복기가 증명되는, 그야말로 뉴스거리가 될 만한 특이사례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3·17번 환자와 8번 환자는 24시간 간격으로 두 차례 진행한 코로나19 감염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각각 명지병원, 원광대병원에서 퇴원했다. 국내 코로나19 완치 환자는 7명이 됐다. 박상준 명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3번 환자는 폐렴 진단 후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Kaletra) 투여 다음날부터 바이러스 검출량이 꾸준히 감소했다”며 “코로나19에 대한 에이즈 치료제의 효과가 어느 정도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17번 환자는 폐렴을 진단 받았지만 스스로 상태가 호전돼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지 않았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3차 감염까지 발생시켜 논란이 됐던 3번 환자의 경우 ‘일부러 증상을 신고하지 않아 피해를 늘렸다’는 오명에 대해 억울해 하는 입장이라고 명지병원 측은 밝혔다. 54세 한국인 남성인 그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입국한 뒤 확진 때까지 5일간 무방비 상태로 지역사회에 노출됐고 접촉자 2명이 2차 감염, 3명이 3차 감염됐다. 이 이사장은 “3번 환자는 ‘나도 증상이 의심돼 보건소에 연락하고 병원에 자진 신고했다’는 입장”이라며 “외부에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보건용 마스크와 손 소독제에 대한 긴급수급 조정조치를 발동했다. 마스크, 손 소독제 생산업자는 일일 생산량, 유통량 등을 매일 식약처에 신고해야 한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