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을 속여 목사 안수를 받고 면직됐던 조용모(70) 목사가 다시 공부, 제대로 학위를 마치고 목사가 됐다. 조 목사는 장애가 있지만 ‘보험왕’에 등극하는 등 극적인 인생역정으로 6000여 기업체에 출강한 명강사였다.
그러나 그의 경력 중 서울대 법대 대학원 학력과 ‘5급 사무관’은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그가 목사안수를 받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개혁총회 신학교도 제대로 수료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에선 고졸은 3년, 대졸은 편입과정으로 2년을 공부해야 목사 안수 자격이 주어지는데 그는 대졸자가 아닌데도 2년만 공부하고 목사가 됐다. 실제 그는 고교 중퇴였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그는 교단에 사직서를 내고 면직됐다.
조 목사는 최근 국민일보를 방문해 “당시의 경력과 학력 사칭을 회개하는 마음으로 제대로 공부해 다시 목사로 복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 사실은 너무 불편했던 옷이었는데 이를 벗겨주시니 오히려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진짜 주의 종이 되고자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 2016년 8월 면직된 그는 이듬해인 2017년 4월에 고졸 검정고시를 통과했다. 고졸 자격을 갖고 바로 그 다음 달인 5월 총회 신학교에 입학했다. 여기에 더해 8월에는 한국방송통신대학에 입학했다.
조 목사는 다시 예장 합동개혁 신학교에 진학해 1년을 더 공부해 3년 과정을 마쳤다. 방송통신대에서는 7과목씩 공부해 7학기 졸업을 앞두고 있다. 보통은 6과목을 신청한다. 장학금을 받으면서 공부해 실제 50~60만원만 내고 5학기 현재 103학점을 채웠다. 평균 평점 4.0, 백분율로 환산 94.0을 기록했다. 조 목사는 이날 성적표 사본을 가져왔다.
또 예장 합동개혁 총회가 인준하는 2년 과정 목회학 박사도 마쳤다. 조 목사는 “하루에 10시간 15시간씩 공부했다”고 말했다.
총회는 지난해 6월 27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징계 사유가 해소됐다는 이유로 면직 처리한 조 목사의 복직을 승인했다. 조 목사는 “정말 떳떳하게 복음을 전하고 싶어 다시 공부했다”면서 “특히 50년 원불교를 믿었던 사람이 말기 암 선고를 받고 개종, 왜 목회자의 길을 가게 됐는가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독실한 원불교 집안에서 태어나 기독교에서 장로에 해당하는 법호까지 올랐다. 하지만 회의가 들었다고 했다. 그러다 어느 지방의 보험회사 강연을 갔는데 50세쯤 되는 이가 강연 후 찾아왔다. 점심을 대접하면서 “이런 감동은 처음이었다. 정말 목사님이 됐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서울로 올라오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차에 서울 사당을 지날 때 한 신학교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그 학교가 합동 개혁총회 신학교였다. 그래서 그 학교에 입학했다.
3월에 입학해 7월쯤 됐는데 문제가 생겼다. 갑자기 목소리가 안 나왔다. 큰 병원에 가보니 편도암 4기라고 했다. 그는 22시간 동안 수술을 받으며 하나님을 만났다고 간증했다. “그런 목소리가 들렸어요. ‘본업을 하라.’ 그래서 살려만 주신다면 뭐든지 하겠다고 했어요. 그분이 주님인지도 몰랐어요.”
조 목사는 30번의 방사선 치료와 4박 5일씩 여섯 번의 약물치료를 받았다. 그러면서 신학 공부를 계속했다. 조 목사는 “국민일보를 통해 이 소식을 전하고자 하는 것은 내가 본 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라며 “내가 봤다. 돈도 벌어봤다. 세상에서 잘 나간다고 건방도 떨어봤다. 그런데 그것이 다 헛것이더라. 오직 예수밖에 없더라. 그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