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공방 중인 ‘타다’, 쏘카서 분리키로…“사업 확장나설 때”

입력 2020-02-12 16:06
택시4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타다'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가운데 '타다' 차량이 그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가 모기업 쏘카로부터 분리돼 독립기업으로 거듭난다. ‘유사택시’ 논란으로 법정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타다가 도약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타다는 모기업인 쏘카는 12일 이사회에서 승차공유 사업을 전담할 ‘타다’(가칭)를 분할, 설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법인명 VCNC도 타다로 바뀔 것으로 보이며 신설법인은 오는 4월 1일 출범할 예정이다. 기업 분할 방법은 인적 분할이며, 분할 이후 현 쏘카 주주들은 동일 비율로 타다의 지분을 소유하게 된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오랜 고민 끝에 타다의 사업 경쟁력 제고와 더 큰 성장을 만들어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면서 “모빌리티 유니콘(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이 아니라 모빌리티 유니콘 목장이 만들어지는 시작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타다 측은 이번 기업 분할은 각 사업 부문의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한 경쟁력 제고, 국내·외 투자 유치 확대, 전략적 제휴를 통한 사업 확대 등을 목표로 혁신과 성장에 나서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타다 관계자는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커나갈 시기라고 판단, 독립 법인으로서 상황에 맞는 빠른 대처가 가능해지고 투자도 용이하게 받을 수 있다는 비즈니스 측면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 설립되는 타다는 2018년 10월 서비스 출범 이후 서울과 수도권에서 기사 포함 렌터카 호출사업으로 회원 수 170만, 차량 1500대로 운영해온 기존 타다의 사업을 승계한다. 타다는 승차공유 사업을 전담하고 쏘카는 차량공유 사업을 맡아 법인별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타다는 앞으로 다양한 승차공유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대중교통과 협력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타다는 새 법인 설립을 계기로 이용자 서비스 강화, 드라이버 사회안전망 지원, 기업의 사회적 기여와 책임 실천, 플랫폼 생태계 확대라는 4대 가치를 중심으로 성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검찰로부터 징역 1년을 구형받은 이재웅 쏘카 대표(왼쪽)와 타다 운영사 VCNC의 박재욱 대표. 연합뉴스

한편 타다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사업 운영의 걸림돌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 대표에 대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선고 공판은 오는 19일 열릴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기업의 서비스가 불법성이 있으므로 그 회사의 대표이사까지 처벌해야 하겠다고 하는 것이 놀랍다”며 “새로운 시도를 한 기업가를 징역형으로 처벌해달라고 하는 나라에서 혁신은커녕 누가 새로운 사업을 하려고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업계에서는 타다의 분할 결정이 이같은 ‘법적 불확실성’을 감안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쏘카와 타다는 모두 투자를 통해 사업을 이어나가야 하는데 그동안 한 몸체로 여겨지면서 개별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환경이었다”며 “타다 서비스가 법원으로부터 유죄를 받을 때를 대비하고, 양측에 미칠 영향을 줄이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