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달라” vs “어쨌든 음주운전” 최충연 징계 시끌시끌

입력 2020-02-12 15:22
최충연 인스타그램 캡쳐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가 투수 최충연(23)에게 출장정지 100경기 징계를 내린 것에 대한 팬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총재 정운찬)는 11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음주운전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최충연에게 50경기 출장정지 징계·제재금 300만원·봉사활동 80시간 징계를 내렸다. 삼성은 구단 자체 출장정지 100경기·제재금 600만원의 자체 징계를 내렸다. 최충연은 이 징계로 2020시즌 정규시즌 전 경기와 2021시즌 첫 6경기를 출전할 수 없다.

삼성은 “단순 음주운전이었고 구단에 즉시 자진 신고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징계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과거 임의탈퇴 사례와는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스스로 신고를 했는데 그렇지 않았던 경우와 똑같이 징계를 내릴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단은 100경기도 중징계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뉴시스

팬들은 최충연이 받은 징계 수위에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삼성의 징계에 싸늘한 시선을 보내는 팬들은 ‘음주운전’에 주목한다. 자진신고와 상관 없이 음주운전을 했기 때문에 임의탈퇴 처분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한 이른바 ‘윤창호법’ 등 음주운전에 엄격해지는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선수들에게 “술 조금 마시고 자진신고하면 임의탈퇴는 안 당한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삼성의 징계에 동의하는 팬들은 ‘자진신고’와 ‘혈중 알코올 농도’에 주목한다. 최충연은 지난달 24일 음주 단속에 적발됐다.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36%였다. 최충연은 적발 사실을 즉시 구단에 알렸다.

반면 삼성 외야수로 활약했던 정형식은 2013년 음주운전을 하다 건물 벽을 들이받았다. 음주운전 적발 당시 정형식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109%였다. 정형식은 사고 사실을 구단에 알리지도 않았다. 구단은 정형식에게 임의탈퇴 징계를 내렸다.

SK 와이번스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던 강승호는 2019년 음주운전을 하다 도로 분리대를 들이받았다.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89%였다. 강승호는 이 사실을 구단에 알리지 않고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했다. 이틀 뒤에 구단에 자진 신고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구단은 강승호를 임의탈퇴시켰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