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대학들의 ‘코로나19’ 대처가 과거에 비해 신속하고 유효적절하게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소강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대학들은 오는 26일부터 대거 귀국하는 중국 유학생들을 잠복기동안 기숙사에 격리하기로 결정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각 대학들은 중국 유학생들에게 3월2일 이전 입국 후 2주간 격리를 거쳐 3월16일부터 본격 수업을 받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12일 조선대와 전남대 등 지역대학들에 따르면 춘절을 쇠고 돌아오는 중국 유학생들을 당분간 격리하는 등 만일의 감염확산에 나서기로 했다.
광주지역 18개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 유학생은 2570여명으로 이중 겨울방학을 맞아 출국했다가 지금까지 자국에 체류 중인 학생은 절반 수준인 1150여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각 대학이 출입국관리사무소 등을 통해 입출국 현황을 집계한 결과다.
춘절을 마친 중국 유학생들은 2주일 정도 연기된 개학 일정을 감안해 2월말과 3월 초 집중적으로 광주에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8일 일찌감치 조선대병원 감염관리실과 대학 내 보건진료소 등으로 구성된 ‘코로나19 대응본부’를 꾸린 조선대는 기숙사 1개 동을 통째로 비워 2주간 격리조치에 들어간다.
재학생들이 주로 생활하는 ‘백학학사’ ‘글로벌하우스’와 거리가 동떨어진 외국인전용 기숙사 ‘그린빌리지’가 자가 격리공간으로 활용된다. 대학 측은 그린빌리지 1층 관리실에는 이미 자동발열체크기 2대를 설치했다.
대학 측은 앞서 지난 8일 학내 모든 출입문 손잡이를 소독제로 닦는 등 구내 전역에 대한 방역작업을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한국어연수생 38명을 포함한 조선대의 전체 중국인 유학생은 402명이다. 이중 국내 체류는 112명, 중국 체류 학생은 290명으로 파악됐다.
개별적 귀국 이후 1인1실로 격리될 유학생들은 이동이 제한되고 식사는 도시락으로 해결하게 된다.
대학 측은 기숙사 입주생이 아닐 경우에도 수시로 건강상태를 확인할 계획이다.
조선대는 2월 말 출국을 앞둔 중국 교환학생 파견과 우즈베키스탄 문화탐방 등 국제교류 프로그램도 연기했다. 학생회과 협조해 참석인원이 많은 집단행사는 모두 취소했다.
이와 함께 중앙도서관과 원스톱학생상담센터 등 학생 출입이 잦은 곳과 유학생들을 관리하는 국제협력팀 사무실에 적외선체온계를 설치해 학생과 직원들이 수시로 발열체크를 하도록 했다.
더 나아가 조선대는 국제협력팀 등의 직원으로 귀국 유학생별 담당자를 배정하고 입국 즉시 개인별 현황조사표를 작성해 관리할 예정이다.
현황조사포에는 출신국가와 유학과정, 학번, 외국인등록번호, 거주유형(기숙사/외부거주), 외부거주지 주소, 입국일자, 중국 출발지 등을 상세히 적도록 했다.
자가 격리 2주동안에는 각 담당자가 1일 2회 건강 체크를 담당한다.
조선대는 특히 중국인 유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오는 13일 중국총영사 초청 중국인 유학생과 간담회와 함께 총영사 등이 격리기숙사를 직접 돌아보도록 할 예정이다.
조선대 관계자는 “중국 비자 등 변수가 많아 얼마나 많은 중국인 유학생이 어느 시기에 입국할지는 불투명하다”며 “다음주부터 중국 유학생 귀국에 대비한 추가 비상대책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800여명의 중국 유학생을 둔 전남대 역시 450여명이 현재 중국에 체류 중이거나 잠시라도 고국을 다녀온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주부터 잇따라 귀국한 유학생들의 격리 조치에 들어간 이 대학은 전체 기숙사 9개 동 가운데 1개 동(9C동) 1~5층에서 최근 중국을 다녀온 유학생들이 별도 생활하도록 했다.
전남대는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기숙사 출입문에 격리 수용이 불가피한 이유와 향후 세부조치 등을 소개하는 ‘안내문’을 붙여 놓았다.
전남대는 입국생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달 말에는 6~11층도 자가 격리 공간으로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이 대학은 1인당 1개씩의 전자체온계는 물론 1회용 마스크, 소독제, 분리수거용 폐기물 봉투 등을 넉넉히 마련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학은 학교로 귀환하는 중국 유학생들이 가장 먼저 대학 보건진료소에서 발열체크와 예방 검진을 받도록 했다. 격리기간인 2주일동안 매일 전자체온계로 발열여부를 확인받는 이들은 ‘이상 없음’ 증서를 선별진료소에 제출한 뒤 자신의 기숙사로 돌아갈 수 있다.
전남대는 대강당인 민주마루 뒤편에 선별진료소를 마련해 감염병 발병 지역을 다녀온 대학구성원들은 누구나 체온측정 등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호남대는 잠복기 2주간의 격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중국 유학생 전원에게 우편 등으로 통보한 상태다.
호남대는 아예 중국인 유학생 전원에게 ‘별도 연락이 있을 때까지 한국 입국을 하지 말라“고 통보하는 등 선제적 조치를 내렸다. 이 대학은 중국 유학생들의 입국 시기를 2월 말로 예상하고 향후 2주일 정도의 격리를 준비 중이다.
의사출신인 조선대 민영돈 총장은 “방학기간을 이용해 자국에 다녀온 중국 유학생들이 안심하고 학업에 전념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며 “한명의 재학생들도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 ‘청정 조선대’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