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중국인 소비습관 바꿨다

입력 2020-02-12 14:04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불러온 중국 소비시장의 변화. 코트라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중국인들의 소비습관을 바꾸면서 생필품 등의 유통방식이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2일 발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불러온 중국 소비시장의 변화 및 시사점’ 보고서는 최근 중국 전역에서 자택 근무 및 외출 자제가 생활화돼 생필품의 온라인 구매, 오프라인 상점의 온라인 주문 배송, 비대면 오프라인 배송, 비처방 의약품의 온라인 구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동’의 지난 춘절 연휴기간(1월24일~2월2일) 채소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배 증가했다. 베이징 소재 ‘징커롱 마트’의 설 당일부터 3일간 배송주문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배 이상 늘었다. 소비자들이 직접 오프라인 상점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 주문을 통해 배송을 요청한 것이다.

오프라인 위주로 운영했던 대형마트와 중소 상점, 재래시장 등은 이에 따라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협력해 O2O(Online-to-Offline)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 이후 손님이 없어진 베이징의 고급 레스토랑 화찌아치아웬은 도매로 공급받은 채소를 온라인 주문배송 플랫폼을 통해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무인 자율주행 로봇, 무인 물류, 무인마트 등 인공지능과 로봇을 활용한 스마트 유통방식이 각광받고 있다. 비대면·무접촉 배송 서비스 역시 보편화되고 있다. 소비자가 주문한 물건을 직접 받아야 하는 게 아니라 집앞이나 아파트 단지 입구, 프론트데스크 등 지정 위치까지만 배송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중국 정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의 확산을 막기 위해 억제하기 위해 각 지방정부에 생산자와 판매자 연결을 강화해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유통채널을 적극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더불어 생필품 배송차량의 교통 방해 행위를 금지하는 ‘녹색통로’ 제도 실시, 시장가격 모니터링 강화 등을 통해 소비재의 원활한 공급과 시장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박소영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계기로 타오바오, 징동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급성장한 것처럼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국의 소비시장에 또 다른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면서 “앞으로 중국 내 무인배송, 원격의료 등 차세대 기술이 상용화되면 온라인 소비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내 기업들은 중국의 주요 모바일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등 직접적인 온라인 유통채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