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목적기반모빌리티(PBV) 개발을 위한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기술을 가진 파트너들과 손잡고 가격 경쟁력 갖춘 전기차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11일(현지시간) 미국의 전기차 전문 기업 ‘카누’와 협력해 카누의 스케이트보드 설계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는 상호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본사를 두고 있는 카누는 모터, 배터리 등 전기차의 핵심 부품을 표준화된 모듈 형태로 장착하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분야에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구동 모터 등을 표준화된 모듈 형태다. 스케이트보드 모양의 플랫폼에 탑재하고 그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모양의 상부 차체를 올릴 수 있는 구조다.
카누는 현대·기아차에 최적화된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개발을 위한 기술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이 플랫폼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소형 크기의 승용형 전기차는 물론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PBV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솔루션 중 하나로 PBV를 제시했다. 기아차도 지난달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공유 서비스 업체와 물류 업체 등에 공급할 PBV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난달엔 영국의 상용 전기차 전문 개발 업체 어라이벌에 약 1300억원을 투자하고 도심형 밴, 소형 버스 등 상용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한 바 있다. 승용 전기차 분야는 카누, 상용 전기차는 어라이벌과 협업하는 전기차 개발 이원화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이번 협력으로 현대·기아차의 전동화 전략은 한층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25 전략’에 따라 차량 전동화 분야에 향후 6년 간 9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2025년까지 전기차 풀 라인업을 갖추고 판매가 본격화되는 2026년 글로벌 시장에서 5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전기차 아키텍처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카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카누는 우리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개척자로 변모하기 위한 완벽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면서 “카누와의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 및 대량 양산에 최적화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플랫폼 콘셉트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