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치매 할머니가 노인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신고자인 할머니의 손자를 조사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여성 요양보호사 A씨를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12일 밝혔다.
손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일 오전 7시20분쯤 할머니가 약을 먹지 않고 바닥에 던지자 얼굴과 팔 등을 때리고 몸을 밀쳐 의자에서 넘어트렸다. 사건 당시 현장을 촬영한 요양원 내 CCTV 영상에는 A씨가 로비 의자에 앉아있던 할머니의 팔목과 옷을 세게 잡아당기고 이를 거부하는 할머니의 얼굴을 치는 듯한 모습이 나온다. 팔을 휘둘러 왜소한 체구의 할머니를 뒤로 넘어뜨린 뒤 할머니의 정강이를 손으로 치고 왼손을 강하게 잡아끄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할머니는 폭행으로 왼쪽 손등과 오른쪽 정강이에 멍이 드는 등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자는 현장에 있던 다른 요양보호사들이 A씨의 폭행을 목격하고도 말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할머니가 10분가량 폭행을 당했고 A씨에게 욕을 듣고 울기까지 했지만, 근처에 있던 요양 보호사 4명은 쳐다보기만 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요양원 측은 폭행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양원은 자체 조사를 통해 사건 진상을 파악하고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자진신고했다. 뒤늦게 확인한 구미시는 이날 서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과 함께 현장조사를 할 예정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폭행 사실이 확인되면 경고 또는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