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11일(현지시간) “고객을 위해 잘 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백 투 베이직(Back to Basic)’으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성장 정체에 도달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돌파하기 위해 소비자가 원하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찾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스마트폰 부분 수장으로서 첫 갤럭시 언팩을 마친 노 사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한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가 오랜 토론 끝에 내린 나름대로의 결론은 결국 세계 유수의 서비스 콘텐츠 회사와 전략적 협력해 고객이 원하는 걸 제대로 전달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의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언팩에는 협력사인 구글 플랫폼·에코시스템 담당인 히로시 로크하이머 부사장, 넷플릭스 마케팅총괄(CMO) 재키 리-조 등이 무대에 올라 삼성전자와 협력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스마트폰 개발에 있어 크게 (기술적) 혁신과 사용자 경험의 완전성을 두 축으로 본다”며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트트웨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 서비스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를 더 투자하고 발전시킬 것이고 세계 톱 플레이어와 전략적인 협력을 통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언팩에서는 한 손으로 여닫을 수 있는 폴더블폰 Z플립과 S20 시리즈가 공개됐다. 그는 “앞으로 5G,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의 기술혁신이 모바일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갤럭시Z플립에 대해 “폴더블폰의 대중화뿐만 아니라 패션화까지 같이 염두에 둔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출시한 첫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는 개발에 6~7년이 걸렸고 Z플립은 2~3년 정도가 투자됐다. 노 사장은 “폴더블폰의 새로운 카테고리 여는 제품이기 때문에 수익성 목표보다는 사용자 경험을 좋게 하는 방향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노 사장은 간담회 서두에 “무선사업부장으로 처음 이 자리에 앉아보니 긴장감도, 각오도 이전과 다르다. 처음 간담회를 하니 긴장된다”며 솔직한 심경을 표현하기도 했다.
한편 외신들은 Z플립의 컴팩트와 S20의 고사양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CNN방송은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석권만이 놀라운 게 아니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플립 폰을 공개하며 충격을 줬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비교할 수 없는 사양으로 소비자들을 압도했다”고 보도했다.
경제방송 CNBC는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애플과 비교했다. 이 방송은 “미국에서 5G가 지원되는 첫 스마트폰으로 9월 예정인 애플보다 7개월가량 빠르다”고 했다. 이어 “S20 울트라모델은 지나칠 정도다. 휴대폰에 넣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며 “5G, 120㎐ 디스플레이 등 애플 아이폰이 없는 것들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