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교민 환영’…이천시 주민, 차분히 우한 교민 수용 준비

입력 2020-02-12 10:07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 합동군사대학교 국방어학원 인근 도로에 우한 교민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박재구 기자

“청정지역 장호원에서 편히 쉬고 가세요.”

12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 합동군사대학교 국방어학원 인근 도로에는 이 같은 내용의 현수막 10여 장이 걸려있다. 라이온스클럽, 향후회, 적십자 등 다양한 지역단체가 현수막을 내걸어 이날 도착할 우한 교민을 환영했다.

국방어학원에는 이날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 지역 체류 교민과 중국 국적 가족 등 140여 명이 격리돼 생활할 예정으로, 교민들이 도착하기 전부터 경찰 등 관계자들은 교통 통제와 교민을 맞이하기 위한 부스를 준비했다.

전날에는 진영 행정안전부장관, 엄태준 이천시장, 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 등은 국방어학원 격리가 결정되자 인근 마을 주민과 장호원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을 초청, 간담회를 진행해 신종 코로나 방역 상황 등 추후 관리 방안에 대한 설명을 하며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에 나섰다.

간담회에 나선 주민들은 내심 불안감을 호소하면서도 정부의 결정에 대해 반감보다 위중한 상황에서 보다 철저한 방역과 관리를 약속받으며 교민들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체로 동의했다.

임진모 방추1리 이장은 이 자리에서 “장호원읍 결정은 버스로 공항에서 이동이 가능하고 1인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알고있다. 우한 교민들이 잘 생활하고 나가길 바라면서 찬성 아닌 찬성을 하게 됐다”며 “교민들이 생활하는데 중요한 건 서로의 신뢰라고 생각한다. 철처한 관리로 신뢰를 지켜달라”고 말했다.

엄태준 이천시장은 “장호원 주민들의 많은 불안과 염려의 심정을 느낄 수 있었고, 중앙정부와 경기도가 장호원 주민들의 통큰 결단의 용기에 진정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장호원 주민들의 용기와 사랑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교민들은 국방어학원에서 약 2주간 격리조치될 예정이다. 국방어학원은 군 장교들의 외국어 교육을 전담하는 군용시설로 지난 2012년 12월 문을 열었다. 인근 아파트 단지와 1㎞ 남짓 떨어져 있고, 이천시청 등 도심지와 직선거리로 약 17㎞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이천=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