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시가 영화 제작사 마블과 사전 협의 없이 ‘마블 슈퍼히어로 테마파크’를 추진해 논란을 빚고 있다. 시민단체는 “사기극을 멈추라”며 반발했다.
강릉시민행동은 11일 오후 강릉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한근 강릉시장의 마블 슈퍼히어로 파크 조성 발표는 8조원대 대시민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릉시는 대시민 사과와 함께 마블 슈퍼히어로 파크 조성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시공사 히어로시티에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묻고 시민을 속인 김 시장은 즉각 시장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앞서 김 시장은 지난해 5월 21일 강릉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7일 미국 LA 베벌리힐스 포시즌스 호텔에서 레거시 엔터테인먼트, 히어로시티, 국내 금융사 등 5개 곳이 참여하는 슈퍼히어로 파크 조성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마블 슈퍼파크 사용권과 마블 익스피리언스 사용권을 가진 히어로벤처스와 조만간 업무협약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김 시장은 이 사업을 위해 5조~8조원을 유치하고 마블 창업자 ‘스탠리’를 기리는 스탠리 박물관을 짓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하지만 김 시장의 발표는 사전 협의 없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회견 이틀 뒤 미국 히어로벤처스 본사는 시의 발표 내용이 거짓이라며 히어로벤처스와 마블 로고 등의 사용 중단 등을 요구했다. 이에 시는 히어로벤처스에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답을 보낸 것으로 최근 드러났다.
시는 협상이 없었다는 사과 공문을 보낸 사실을 10개월 가까이 숨긴 채로 지난해 9월에 마블테마파크를 추진할 균형발전과를 신설했다. 시행사로 알려진 히어로시티 측도 사업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히어로시티는 “2018년부터 해당 사업을 위해서 공식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최종 계약서 서명하기 전까지 그 어떤 내용도 외부로 발설할 수 없다”며 “따라서 전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최희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