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불안감이 퍼지며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식당이 피해를 입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발 벗고 나섰다. 확진자가 다녀갔던 서초동의 한 감자탕집 손님이 3분의 1로 줄어들자 직접 해당 식당을 찾아 식사를 하고 “안전 보장한다”며 인증한 것이다.
박 시장은 11일 국내 8번 확진자가 다녀간 서초동의 한 감자탕집을 찾아 점심 식사를 했다. 박 시장은 인스타그램에 인증 동영상을 올리고 “이미 보건소에서 여러 차례 소독과 방역을 했고,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안전하다고 확인해줬으니 시민 여러분은 안심하고 찾아가도 된다. 맛과 안전은 시장인 내가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리고 “이 음식점은 확진자가 다녀간 곳으로 알려진 뒤 손님이 1/3로 줄어 매출이 급감한 상태라고 한다”며 “질병관리본부에서 안전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줬는데도 손님들이 오기를 꺼려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 과도한 불안과 공포, 그로인한 오해가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또다른 피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진자의 동선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이유는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서”라며 “어제 대한예방의학회와 한국역학회가 발표한 공동성명서에 따르면 확진자가 다녀간 지역 인근의 학교와 상점이 문을 닫는 것은 공중보건 측면에서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한다. 오히려 공포와 낙인 때문에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만 소모하게 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방역과 안전 대책은 정부와 서울시가 차질없이 할테니 국민들은 일상에 집중하고 평소처럼 맛집도 찾아가고, 시장도 가고, 쇼핑도 다니며 경제활동에 나서야 할 때”라며 “방역이 완료되고 안전이 확인된 곳을 일종의 ‘클린존’ 안심구역으로 표시해 혹시나 하는 불안감을 덜어드리도록 하겠다. 저는 언제나 그랬든 서울시민들의 현명함을 믿는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페이스북 게시글에 감자탕 사진과 함께 감자탕을 먹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올렸다. 또 ‘맛, 안전. ○○감자탕집 제가 보증합니다’라고 적은 종이를 감자탕집 사장과 함께 들고 찍은 사진도 첨부했다.
한편 해당 감자탕집이 위치한 서초구의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지난 7일 방문해 점심 식사를 했다. 조 구청장은 “○○감자탕은 지금 가장 위생적인 음식점이다. 보건소에서 거듭 방역 소독했고,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안전하다고 확증해줬다”며 “사장님께서는 구민들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CCTV 확인에 동의해주셨다. 식당명이 공개되면 손님이 끊길지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고도. 정말 귀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가 보답해야죠. 더 많은 손님이 찾아와 전화위복으로 만들어드려야죠”라며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맛있는 감자탕’ 서초구의 훈훈한 미담 릴레이에 여러분도 동참해주실래요?”라며 감자탕집 방문을 독려했다.
확진자 방문 후 서초구는 해당 음식점 사장의 동의하에 CCTV를 확인해 식당명과 위치, 조치사항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서초방역단의 지속적인 방역도 진행됐다. 아울러 주민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환자 발생 여부 및 이동 동선에 대해 투명한 공개 행정을 지속적으로 펼쳐 오고 있다.
조 구청장은 “구의 역량을 총 결집해 대응하고 있으며 구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어려운 순간 이웃과 함께 하는 우리 구민들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